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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그래, 갈게
‘당신의 생활을 바꿔놓을 수 있는 세 가지 말’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말 중 중요한 말들은 대개 세 단어 이하로 짧다고 합니다. 글쓴이가 말했던 ‘세 가지 말’도 짧았습니다. “아마 당신이 옳을 겁니다” “당신은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어요” “가겠습니다”가 그것이었습니다.
“아마 당신이 옳을 겁니다”와 “당신은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어요”는 이내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가겠습니다”는 뜻밖이었습니다. 잠시 생각해보니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추운 겨울 새벽 눈이 수북하게 쌓인 산길을 자동차로 지나던 중 시동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떠오르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자다 전화를 받은 친구가 대뜸 “그래, 갈게”라고 한다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요. 충분히 짐작됐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주저하며 변명하는 대신 “그래, 갈게”라고 말하는 건 더없이 미더운 일일 것입니다. 성탄은 가장 먼 길을 사랑으로 찾아오시는 분을 만나는 날입니다. 죄로 멀어진 우리를 주님께서 찾아오셨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주님은 아무 조건 없이 우리에게 “그래, 갈게” 하신 분입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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