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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일기118-4.27】 치약에게
우리 가족은 사용하는 치약이 다 다르다. 나는 잇몸이 시려서 잇몸 건강에 좋다는 잇치를 쓰고, 아내는 추석 때 받은 선물상자에서 나온 럭키치약을 쓰고, 좋은이는 박하맛이 나는 치약을 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자기에게 맞는 치약을 각자 구해 쓴다.
몇 달 동안 쓴 나의 치약 잇치! 치약을 다 밀어서 쓰고, 몸을 쥐어짜고 비틀어서 쓰고, 마지막으로 꼭지에 있는 것까지 다 파서 쓰고 빈 치약을 쓰레기통에 휙 집어 던졌더니 “아이고, 주인님!... 제가 뭘 잘못했나이까.. 으으...” 치약 껍데기가 비명을 지른다.
얼른 다시 끄집어내어 바람을 불어 몸통을 바르게 펴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치약이 그동안 내 입안의 세균을 박멸하고 잇몸을 튼튼하게 해 준 것을 잊고 온 몸을 쥐어짜고 찌그러트려서 나도모르게 휙 버린 것이 긍께, 쪼까 미안하다.ⓒ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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