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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137]개인정보 유출은 '빅 브라더'를 부른다

무엇이든 이재일............... 조회 수 923 추천 수 0 2005.02.28 23: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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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이재일 (정보통신 칼럼니스트)

지난해 10월 어느 신문사에서 재미(?)있는 취재를 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의 주민등록번호가 과연 유출되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일이었다.

취재진은 G검색사이트에서 검색어를 조합한 끝에 진장관의 주민번호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검색화면에는 그의 주민번호 13자리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주민번호를 담은 웹문서의 제목은 '리서치〉분석리포트〉이슈분석'이었고, 하위목록에는 '리서치〉내부자거래정보〉내부자거래 History. 진대제/이사/삼성전자(005930)/거래소.'라고 적혀 있었다.  

이처럼 개인정보 보호를 관리·감독하는 주무장관의 신상정보조차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인터넷문화의 현주소이다. 이런 마당에 일반인의 정보는 얼마나 함부로 취급되고 있는가를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접하고 있다. 그 때마다 당국은 강력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마는 실정이다. 대책 자체가 허술하기 때문인지, 범인들의 범죄수법이 지능적이기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둘 다 원인으로 봐야할 것 같다.

어제도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전국 1천여개 초·중·고교 학생 1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학교직원과 졸업앨범 제작업체 등을 통하여 인터넷 강의업체로 넘겨진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00년부터 그랬다고 하니 무려 5년이나 되는 기간이다.

이번 사건이 더욱 심각한 것은 유출된 개인정보 가운데 5만여건은 교사들이 작성한 '아동환경실태' 공문서 자료라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학생의 이름·생일·주소·전화번호 및 보호자 이름과 직업 등 가정환경이 자세히 나와 있다. 문건 중에는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인 학부모들의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서는 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피해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불과 몇 만원의 돈으로 제 양심을 팔아먹은 사람들이 다른 곳도 아닌 교육기관 종사자라는 사실은 믿기가 어려울 정도로 놀랄 일이다. 지금이 정보화사회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은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의식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이 시대를 살아갈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앞에서 말했듯이 우선 보안의식의 부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정보가 밖으로 새어나갈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는 일파만파로 퍼질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보안교육을 받지 않은 이상 이런 사고방식은 남녀노소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산업사회에서는 개인의 신상정보가 유출되더라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 악용될 소지는 적었다. 그러나 정보의 전파속도가 생각의 속도만큼 빠른 정보화사회에서는 개인정보가 한번 사이버공간에 공개되면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된다. 파급범위가 무한대에 가까운 만큼 그것이 악용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개인정보'의 값어치다. 정보화사회에서는 남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재화'를 낳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남의 정보를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중요한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차지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곤란해진다. 더구나 철저하게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가 지나친 상업주의나 빗나간 경제논리에 의해 함부로 유출된다면, 우리 앞날은 암담해질 뿐이다.

조지 오웰은 그의 소설 '1984년'에서 '빅 브라더'가 언젠가는 이 세상에 나타나 우리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했었다. 그가 말하는 '빅 브라더'는 인간이 옹립한 존재가 아니라 막강한 세력에 의해 탄생한 존재다.

그러나 지금 우리 인간사회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빅 브라더'가 스스로 등장하기 전에 인간들이 먼저 모셔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된다. 우리가 우리자신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를 보살펴줄 그 무엇이 필요해지는데, 그렇게 해 줄 존재는 '빅 브라더'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인간이 '빅 브라더'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세상은 우리들이 추구하고 있는 네토피아(Netopia)가 아니다. 인간성이 말살된 디스토피아(Destopia)일 뿐이다.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 더 늦기 전에 이 세상 사람들이 온힘을 기울여야 할 과제다.

                  - 200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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