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욥기>의 하나님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33 추천 수 0 2023.11.03 22:24:53
.........
<욥기>의 하나님
욥기 1:1~12
욥기는 해석하기가 난해합니다. 내용도 난해하지만, 문장도 어렵습니다. 욥의 친구로 등장하는 1인칭 화자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해하여 설득당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욥기는 재미있게 읽어야 할 성경입니다. 착하고 순한 욥이 친구들 앞에서 치열한 독설가가 되는 것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인생이란 욥처럼 예상 밖의 일로 원치 않는 고난에 직면할 수가 있으니 변화무쌍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꼭 정독하여야 할 책입니다.
욥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잠언>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욥기는 성찰적 지혜를 다룹니다. 성찰적 지혜란 한마디로 규범적 지혜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규범적 지혜란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에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일을 합니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땀 흘려 가꿉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를 따라 사는 지혜입니다. 규범적 지혜를 밑절미로 쓰인 책이 바로 <잠언>입니다. 그런데 욥기는 규범적 지혜가 다 설명할 수 없는 그 너머의 지혜를 다룹니다. 규범적 지혜가 인류의 삶에 항상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계적인 법칙이거나 우주의 유일한 규칙은 아닙니다. 옛날에는 가난의 이유를 게으름 한 가지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부지런하고 착한 사람이 가난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은 세상에 악과 불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을 성찰적 지혜라고 합니다.
우스 땅에 사는 욥은 규범적 지혜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1:1). 이 사실을 1~2장에서만 글자 하나 다르지 않게 세 번이나 반복한 것(1:1, 8, 2:3)은 이후에 욥이 당한 고난의 원인이 그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읽힙니다. 저는 욥기를 읽으며,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시고 운행의 질서를 창조하신 분이지만 그 법칙에 갇혀 옴짝달싹도 못하는 기계적 존재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잠언의 독자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전제되지만 <욥기>를 읽는 독자는 ‘하나님에 대한 무지’, 또는 ‘알 수 없는 하나님’에서 출발하므로 더 높은 신앙 지식을 요구합니다. <욥기>의 하나님은 상식과 보편적 지식을 통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하나님 그 이상이십니다. 난해하지만 그렇다고 불가해하지는 않습니다.
사탄은 욥을 의심합니다. 사탄은 의인의 존재를 철저하게 부정합니다. “주님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울타리로 감싸 주시고, 그가 하는 일이면 무엇에나 복을 주셔서, 그의 소유를 온 땅에 넘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드셔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치시면, 그는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할 것입니다”(1:10~11). 하나님께서 욥을 향한 보호와 공급을 중단하면 하나님을 향한 욥의 경외도 멈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즈음에서 <욥기>를 읽으며 깨닫는 바가 하나 있습니다. 죄와 악이 없는 사람도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착하고 의로운 사람도 고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모두 사탄이 하는 일입니다. 아하, 이제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 벌을 받는 일들이 허다하고, 조금 잘못한 사람에게 과중한 벌이 주어지는 일이 반복되는가 하면 큰 죄를 짓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일들이 허다합니다. 사탄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이들이 하는 사탄의 짓입니다.
주님, 만일 <욥기>가 없었다면 욥과 같은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만일 <욥기>가 없었다면 그리스도의 고난도 믿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욥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 11. 3 금
사진은 영국 화가 #WilliamBlake (1757~1827)의 <창조주>입니다. 블레이크는 <욥기> 연작을 그린 화가입니다. <욥기> 묵상을 하며 그의 그림을 자주 소개하겠습니다.
369601240_24042538508694112_2797265174721126274_n (1).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69 묵상나눔 신앙이 힘이 되지 않을 때 file Navi Choi 2023-11-27 14
1236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옳은 일이라면 file 박노해 2023-11-26 16
12367 가족글방 빈센트에게 교회란 무엇인가? file Navi Choi 2023-11-26 12
12366 묵상나눔 악인에게 관대하신(?) 하나님 file Navi Choi 2023-11-26 14
1236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많은 길을 걸으며 file 박노해 2023-11-25 15
12364 묵상나눔 교리의 사람 file Navi Choi 2023-11-25 8
12363 걷는독서 [걷는 독서] 겨울의 길목에서 file 박노해 2023-11-24 13
12362 묵상나눔 욥의 하나님 인식 file Navi Choi 2023-11-24 18
12361 걷는독서 [걷는 독서] 현실의 중력과 압력 속에서 file 박노해 2023-11-23 20
12360 묵상나눔 발상의 전환 file Navi Choi 2023-11-23 28
1235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원하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닌 file 박노해 2023-11-22 34
12358 묵상나눔 맥락 file [1] Navi Choi 2023-11-22 26
12357 묵상나눔 [걷는 독서] 말 없는 격려 file 박노해 2023-11-21 34
12356 묵상나눔 file Navi Choi 2023-11-21 26
1235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눈앞의 승리에 쫓기기 보다 file 박노해 2023-11-20 24
12354 묵상나눔 자기 잣대 file Navi Choi 2023-11-20 29
12353 걷는독서 [걷는 독서] 쾌락과 재미에도 file 박노해 2023-11-19 37
12352 가족글방 섶-아버지 집 file Navi Choi 2023-11-19 37
12351 묵상나눔 진리 편에 서는 일 file Navi Choi 2023-11-19 32
12350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의 가을은 file 박노해 2023-11-18 33
12349 묵상나눔 당당하게 file Navi Choi 2023-11-18 39
1234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file 박노해 2023-11-17 51
12347 묵상나눔 질문 없습니까? file Navi Choi 2023-11-17 34
12346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내 인생의 진정한 소망이 있는가 file 박노해 2023-11-16 27
12345 묵상나눔 우정 file Navi Choi 2023-11-16 17
12344 걷는독서 [걷는 독서] 잘하라고 말하진 않겠다 file 박노해 2023-11-15 16
12343 묵상나눔 공감능력 file Navi Choi 2023-11-15 19
12342 걷는독서 [걷는 독서] 외부의 관심에는 조금 초연하게 file 박노해 2023-11-14 13
12341 묵상나눔 한(恨) file Navi Choi 2023-11-14 9
12340 가족글방 선한 이웃으로 살아가기 김요한 목사 2023-11-14 15
12339 가족글방 아빠의 머그진 file 김동호 목사 2023-11-14 12
12338 자료공유 방언기도에 대하여 김용호 2023-11-14 15
12337 자료공유 생명수와 기적수 김용호 2023-11-13 12
12336 자료공유 사이비와 이단 김용호 2023-11-13 13
12335 광고알림 (무료) 크리스챤 싱글 모임&미팅과 파티/결혼특강에 초대합니다 행복크리스찬 2023-11-13 3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