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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감옥 같은데 감옥이 아닌
아내를 24시간 간병해야 합니다. 금요기도회와 주일예배 설교할 때만 잠깐 병원을 나섭니다. 그래서 병실이 꼭 감옥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곳만 감옥일까요.
다산 정약용은 조선의 천재였습니다.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으나 정조가 죽고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천주교 신도였던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당했습니다. 인생 황금기인 40~50대를 감옥 같은 유배지에서 18년을 보냈습니다. 그의 유배가 이리 길어진 이유는 암행어사 시절 서용보의 비리를 정조에게 고발했는데 서용보가 정계로 복귀해 실세가 되면서 정약용의 사면을 극렬히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유배였지만 다산은 그곳에서 목민심서 외 무려 500여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정약용에게 유배지는 감옥이 아니라 다산학의 성지였던 것입니다.
감옥 같은 환경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감옥이 될 수 있고, 반면 나를 거듭나게 하는 성스러운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훗날 이곳을 돌아볼 때 감옥이 결코 아니었음을, 이 시간이 실종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병실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을 기대합니다.
문혁 목사(좋은나무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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