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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어렸을 적, 어머니는 정이 많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밖에서 잔치 음식이라도 드실 양이면 집에 있을 나와 형 생각에 안 잡수시고 싸오시고, 싸올 수 없는 형편이면 음식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시곤 했다. 그러나 화를 내시거나 혼내실 땐 정말 '우리 엄마 맞아?' 할 정도로 딴 사람 같았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큰 병을 앓아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다. 자그마한 키에 뚱뚱한 외모. 나만 그랬을까? 초등학교 땐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창피했다. 학교에 학부모 모임이 있어 친구 엄마들이 올라치면 날씬한 몸매, 큰 키, 지적인 얼굴 등 멋진 엄마들이 왜 그리 많은지 ….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어머니가 학교에 오시지 않도록 애썼던 것 같다.
언제나 마음속 한구석에 두려움의 존재였던 그 어머니가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기억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듯싶다. 작은 일로 어머니한테 큰소리를 낸 적이 있었다. 그리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안방이 너무 조용해서 슬쩍 지나치며 보니 어머니가 누워서 울고 계셨다. 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읍읍 하시며 …. '앗! 이게 아닌데.' 내가 예상했던 것이 아니었다. 같이 화내셔야 하는데 싸움에 진 사람처럼 울고 계신 것이 아닌가.
변하셨다. 예전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정이 많아서 쉽게 상처받으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약해지셨을 줄은 몰랐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대학 다닐 무렵, 큰 교통사고를 당하신 후로 갈수록 심해지셨다.
언제나 꾸짖는 자리에 계실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주변 사람들한테 어머니가 젊으셨을 땐 무서운 분이었다고 말하면 믿지 않는다.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일까. 세월이, 철부지 같은 이 아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지금도 사소한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면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는 강자가 되어 약자인 어머니를 핍박한다. 그러면 공식과 같이 어머니는 또 방에 들어가 숨죽여 우시고. 몇 달에 한번씩은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매를 드시던 옛날이 그립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도둑이야' 한마디 못했다고 사정없이 뺨을 내리치던 그 어머니 손길이 그립다. 나이 60에 아버지한테 회초리에 맞으면서, 매를 내리치는 기력이 예전 같지 않으심에 목놓아 울던 자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멋진 엄마'가 아닌 것에 대한 어리석은 부끄러움, 왜 어렸을 적에 그리도 무섭게 대했는지에 대한 원망. 이런 것들이 좀더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로 어머니를 대하지 못하는 요인일까.
요즘,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조금이나마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을 내려고 애쓴다. 작은 한마디에 상처받으시기에 따스함이 배어있는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쉽게 감동하신다. 늘어만 가는 흰머리, 더욱 많아진 잔주름들. 무덤 앞에 땅을 치며 후회하기 전에 행복한 여생이 되시도록 잘 섬기리라 다짐해 본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김경재
어머니는 어렸을 때 큰 병을 앓아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다. 자그마한 키에 뚱뚱한 외모. 나만 그랬을까? 초등학교 땐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창피했다. 학교에 학부모 모임이 있어 친구 엄마들이 올라치면 날씬한 몸매, 큰 키, 지적인 얼굴 등 멋진 엄마들이 왜 그리 많은지 ….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어머니가 학교에 오시지 않도록 애썼던 것 같다.
언제나 마음속 한구석에 두려움의 존재였던 그 어머니가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기억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듯싶다. 작은 일로 어머니한테 큰소리를 낸 적이 있었다. 그리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안방이 너무 조용해서 슬쩍 지나치며 보니 어머니가 누워서 울고 계셨다. 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읍읍 하시며 …. '앗! 이게 아닌데.' 내가 예상했던 것이 아니었다. 같이 화내셔야 하는데 싸움에 진 사람처럼 울고 계신 것이 아닌가.
변하셨다. 예전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정이 많아서 쉽게 상처받으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약해지셨을 줄은 몰랐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대학 다닐 무렵, 큰 교통사고를 당하신 후로 갈수록 심해지셨다.
언제나 꾸짖는 자리에 계실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주변 사람들한테 어머니가 젊으셨을 땐 무서운 분이었다고 말하면 믿지 않는다.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일까. 세월이, 철부지 같은 이 아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지금도 사소한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면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는 강자가 되어 약자인 어머니를 핍박한다. 그러면 공식과 같이 어머니는 또 방에 들어가 숨죽여 우시고. 몇 달에 한번씩은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매를 드시던 옛날이 그립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도둑이야' 한마디 못했다고 사정없이 뺨을 내리치던 그 어머니 손길이 그립다. 나이 60에 아버지한테 회초리에 맞으면서, 매를 내리치는 기력이 예전 같지 않으심에 목놓아 울던 자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멋진 엄마'가 아닌 것에 대한 어리석은 부끄러움, 왜 어렸을 적에 그리도 무섭게 대했는지에 대한 원망. 이런 것들이 좀더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로 어머니를 대하지 못하는 요인일까.
요즘,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조금이나마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을 내려고 애쓴다. 작은 한마디에 상처받으시기에 따스함이 배어있는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쉽게 감동하신다. 늘어만 가는 흰머리, 더욱 많아진 잔주름들. 무덤 앞에 땅을 치며 후회하기 전에 행복한 여생이 되시도록 잘 섬기리라 다짐해 본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김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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