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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걱정의 무게가 삶보다 더 무겁다
중세의 한 기사가 먼 길을 떠나게 됐습니다. 싸움을 위한 무기를 챙기고 잠잘 때 덮을 담요와 베개, 먹을 때 필요한 식기와 충분한 양식, 불을 피울 장작, 목마를 때 먹을 물과 수통,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모든 것을 챙기다 보니 나귀에 잔뜩 싣고도 본인이 짐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시원치 않아 햇빛을 가릴 모자와 여분의 옷을 더 챙겨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 안 가 개천을 건너게 됐습니다. 개천에는 만든 지 오래돼 보이는 나무다리가 있었습니다. 나귀와 함께 조심조심 다리를 건너는 순간, 그 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다리가 무너져버렸습니다. 개천에 빠지는 순간, 기사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젠장, 배를 준비했어야 해!”
과연 배를 준비했어야 할까요. 짐을 줄였어야 할까요. 우리가 무너지고 좌절하는 것은 너무 많은 준비와 쌓아놓은 짐 때문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를 준비하지 못해 실패한 게 아니라, 준비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쓸데없는 짐들을 모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걱정이 삶보다 더 무겁지 않게 말입니다.
김민정 목사(좋은목회연구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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