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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과 생선비린내

낮은울타리............... 조회 수 2308 추천 수 0 2010.07.06 22: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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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시장 맨 구석에는 세평 남짓한 공간에 조그마한 생선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무던무던 드리운 주인 아주머니는 초등학교도 다 마치지 못했지만, 자신이 파는 생선에 관해선 모르는 게 없었습니다. 고등어는 어떻게 생겨야 싱싱하고, 갈치는 이렇게 조리하면 더 맛있고, 결혼 한지가 얼마 안 된 저에게는 아주머니의 조언이 꽤나 많은 도움이 되었죠.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가게를 가면 아주머니와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곤 했습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딸과 함께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살고 계셨지만 아주머니에게는 삶의 고단함보다는 풋풋한 사람의 정내가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딸을 시집보내고 혼자 살고 계셨죠.
어제 밤,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인가 봐요.”
“응, 우리 딸네 집에… 저기 면목동 살거든”
아주머니는 오랜만에 딸을 만난 기쁨 때문인지 꽤나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바지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낡은 가재손수건에 쌓여 있는 무언가를 꺼내듭니다. ‘무엇을 꺼내려 하시나’하는 궁금함에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우리 딸아이가 사준거라우!”
하시며 가재손수건에 고이고이 싸 둔 휴대폰을 보여줍니다.
아니 휴대폰은 사용하라고 있는 건데, 저렇게 꽁꽁 싸매두면 전화가 와도 들리지도 않겠다 싶어 물었습니다.
“아줌마 좋겠네! 딸이 휴대폰도 다 사주구! 근데 휴대폰을 왜 그렇게 꽁꽁 싸 둬요? 전화가 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주머니는 되려 엉뚱하게도 내게 묻습니다.
“새댁, 나한테서 냄새 안 나? 생선비린내 같은 거…”
아주머니는 딸 자랑을 많이 하셨는데, 홀어머니를 모셔서 그런지 어머니에게 여간 잘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효녀 딸이 철이 들기 전 사춘기 시절, 아주머니의 맘을 아프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생선 냄새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아주머니가 딸아이의 학교를 다녀왔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더랍니다.
이유인 즉, 평소에 늘 엄마에게서 나는 비린내를 아는 딸은 학교에 올 때는 냄새 안 나게 꼭 깨끗이 씻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장사를 하다보니 학교 갈 시간을 놓치고 말아 어쩔 수 없이 장사하던 차림 그대로 학교를 갔던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철없던 딸아이의 짝궁이 ‘야, 너네 엄마한테서 이상한 냄새난다’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하고 딸아이를 놀렸던 것입니다. 이 일을 딸아이의 일기장에서 본 아주머니는 서럽고, 서글퍼 혼자 참 많이도 우셨다고 합니다.
근데, 지금 내게 묻고 있는 겁니다. 냄새가 나느냐고…
“안 나요, 괜찮아요. 아줌마.”
“에이, 안 날 리가 있나. 하루 종일 생선하고 같이 사는데… 새 휴대폰에도 생선냄새 밸까봐 이렇게 싸놓는 거라우. 또, 생선 팔다보면 생선 씻은 물도 튀기고, 어디에 긁힐지도 모르고…”
아주머니는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어차피 전화 올 곳도 없고… 딸애도 회사 다니니까 밤에나 전화하고…”
나는 아주머니를 와락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 2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있는 아주머니의 생채기를 보듬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요즘 휴대폰은 튼튼해서 여간해선 망가지지도 않지만, 아주머니는 여전히 딸이 사준 휴대폰에 조금의 상처라도 날까, 애지중지 가재 손수건에 꼭꼭 싸서 주머니에 고이 넣으십니다.
그제야 알았답니다. 전화를 걸 곳도, 올 곳도 없는 아주머니의 그 휴대폰은 삶의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다만 딸이 드린 삶의 행복이라는 걸, 그 행복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걸 말입니다.
/낮은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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