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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버리고 가야 할 것
30대 초반 개척교회에 부임했습니다. 교회는 너무나 작았습니다. 그 가운데 A권사님이 계셨습니다. 권사님은 천막이 기울어진 오래된 가게에서 생선 장사를 하셨습니다. 이 권사님 가정을 심방하고 오면 제 몸에도 생선 냄새로 가득 찼습니다. 냄새가 너무 나 집에 바로 들어갈 수가 없어 아내와 같이 한참 동안 길을 걸었습니다.
하루는 이 권사님이 다른 권사님에게 분노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전교인 수련회를 가서 옥수수를 많이 사셨는데, 차에 실어 주지 않아 용서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방 권사님의 입장은 사람이 탈 자리도 부족해서 옥수수를 실을 수 없다고 해서 싸움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감정이 쌓여 결국 A권사님은 교회를 떠나셨습니다.
어느 날 A권사님의 자녀들이 찾아왔습니다. 권사님이 돌아가시면서 목사님이 장례식을 주관해 주셨으면 한다는 유언을 남기셨다는 겁니다. 기꺼이 권사님의 장례식을 인도해 드렸습니다. 장례 후 ‘용서하지 못한 마음은 이 땅에 버리고 가시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우리도 마음의 상처를 버리는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지성호 목사(서울이태원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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