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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가정의 달과 권정생
제 고향 안동은 자랑할 만한 인물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늘 빚진 마음으로 자랑하는 분은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님입니다. 그는 안동의 농촌교회인 일직교회 종지기로 헛간에 살면서 동화를 썼습니다. 한겨울에도 맨손으로 종을 쳤답니다. 새벽 종소리는 가난하고 소외당한 아픈 이가 듣고, 벌레며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들이 듣는데 어떻게 따뜻한 손으로 칠 수 있느냐는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은 1983년부터 별세하신 2007년까지 다섯 평 남짓한 하천부지의 오두막집에서 평생을 보냈습니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로 번 돈이니 모은 돈은 남북한과 세계 어린이, 평화, 생태회복을 위해 써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습니다. 일직면의 폐교된 남부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권정생 동화나라’가 선생님의 삶을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학교는 제가 초등학생 시절 축구선수로 원정경기를 다녔던 작은 시골학교였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고 자라나야 할 어린이들이 점점 줄고 초등학교는 폐교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올해 신입생을 한 명도 못 받은 초등학교가 경북에서만 32곳이랍니다. 어린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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