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름다운 시골교회, 계룡산 학봉교회 방문기 -사진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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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찾아가는 방법/ 호남고속도로 유성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면 대전 월드컵경기장이 코 앞이다.경기장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차를 돌려 조금만 전진하면 32번 국도와 마주치는데 이곳에서 오른쪽 동학사 방향으로 향한다. 한참을 가다보면 동학사 입구 삼거리가 나오고 바로 그 삼거리 오른쪽 방향에 있다.(042-825-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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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봉교회 겨울 풍경. 이 아름다운 교회 풍경을 보면 누구나 교회를 찾아 묵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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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동학사입구에 있는 학봉교회요?정말 아름다운 교회지요”
가던 길을 멈추고 사람들에게 학봉교회
를 묻자 그가 크리스천이건 아니건 다들 이렇게 말한다.대체 얼마나 멋진 교회이길래,무속 신앙이 유난히 강한 계룡산 입구에 서 있는 교회를 ‘아름다운 교회’라고 치켜 세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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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충남 공주시 동학사 입구에 다다르자 정말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교회가 탄성을 자아낸다.마치 학(鶴)이 산세 좋은 곳에 내려와 날개를 접고 한가로이 서있는 듯한 그런 교회가 바로 학봉교회였다.한때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 학을 접는 것이 유행했는데 그들이 접은 종이학 같다. 이런 교회가 여러 곳이라면 한국 기독교문화의 새로운 프로그램 ‘순례지 탐방’을 마련해 볼만하다.어찌나 아름다운지 미니어처로 만들어 손바닥에 쏙 올려놓고 싶은 욕심이 들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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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순례의 참 맛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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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화살 모양의 첨탑.건축가 김기석씨는 시골 사일로 지붕의 강렬한 인상에서 이같은 첨탑을 구상했다. 학봉교회는 100명 남짓한 성도들이 모이는 전형적인 시골교회다.모여서 찬송하고 기도하고 설교듣고 헌금하는 ‘아버지의 집’인 것이다.한국 교회 대개가 그러하듯 처음엔 이 교회도 (面) 단위 교회가 가질 수 있는 수수한 예배당 형태를 띠고 있었다.합리적인 기독교 정신은 자신의 치장보다 구제에 힘쓸 것을 권면했으므로 성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조심했다. 아니 조심했다기 보다 모두들 가난했으므로 교회 또한 그럴 여유가 없었다.
건축가 김기석씨는 지난 84년 학봉교회
측으로부터 성전 건축 의뢰를 받고 그 일대를 들러보던 중 어느 농가의 사일로에 세워진 사각형 양철 박공지붕의 단순하고 강렬한 인상에 매료되어 스케치를 했다.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한 모습의 양철 박공지붕이 하늘을 가르키는 화살표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그것이 교회 건축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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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더구나 교회 위치가 계룡산 속에 들어가 있으니 그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랜드 마크적 위치로 더할 나위 없다고 판단한 건축가는 30여 명의 성도에게 적당한 50평 남짓한 오늘의 학봉교회를 세웠다.유명 관광지를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는 것도 건축가 나름의 고민이었다고 봐야 한다.더구나 무속이 강한 지역에서 ‘눈(目)의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 주고 그래서,그들로 하여금 교회 마당에 발길을 닿게 하는 순례의 역사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을까?고찰(古刹) 입구에서의 ‘침묵의 메시지’의 전달은 그렇게 스케치하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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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건축의 외장은 아이들 머리 만한 자갈로 쌓았다.성도들이 교회 앞 개울에서 손수 자갈을 날라 성전을 건축한 것이다.돌을 나르느라 어찌나 고생했던지 입당 예배를 마치고 난 목사님이 “고생을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건축가 김기석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제 학봉교회
는 봄과 가을이면 웨딩 촬영하러 몰려온 신랑 신부들로 몸살을 앓는다.결혼 예배를 신청하는 성도,주일을 어기고 계룡산 등반을 가다 마음이 무거워 이곳을 찾는 성도,수련시설로 빌려달라는 성도 등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이 교회에서 결혼예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묵상을 위한 성도들을 위해서는 언제든 교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벚꽃 피는 봄과 눈이 내리는 겨울에 학봉교회를 보노라면 마음 속의 아름다운 본성을 이끌어 내 기도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비성도들도 찾는 시골 교회,그들이 거부감 없이 학봉교회
를 찾는 것은 ‘작고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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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본당 내부 -천장은 빛이 바로 들어오는 자연 채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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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밖으로 뚫려있는 십자가 -십자가 사리로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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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창은 전통적인 나무 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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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문을 열고 나오면서 바라본 학봉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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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교회 1층에 있는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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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하늘로 향한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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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예수님이 수건을 쓰고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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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겨울 학봉교회 풍경 (사진: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