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기를 기다렸던 설레임이
봄과 함께 가버리기전 화전을 만들었다.
남편이 화전을 만들자는 제의를 했고
난 친구 가족을 불렀다.
남자들은 꽃을 따오고
두 집 네 아이들은 돗자리와 과자를 들고
집 바로 아래 벚꽃나무 그늘로 강아지와 함께 소풍을 갔다.
반죽 뭉치를 자그맣게 떼어 주면 친구는 화전을 부쳤다.
텔레비젼이나 요리책에서 보았던 단정하고 예쁜 모습이 나오질 않는다.
방법을 잘 모르던지 실제로 해보기가 처음이라서 그럴 것이다.
처음 솜씨로 이정도면 잘했다고 우리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주었다.
화전과 어울릴만한 마땅한 차가 없어 매실 음료수를 곁들이며
만개한 벚꽃이 이제 꽃눈이 되어 내리는 광경을 함께
즐거이 바라보았다.    ⓒ이인숙 블러그 http://soo.na.mu

 

봄날은 간다.

창 밖으로 벌의 날개짓으로도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봅니다.
하릴없이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뭘 바라보며,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일까요?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더니, 봄이 금방 지나가고 있는데, 기다리는 그것이 좀 다가 왔는지, 이러다가 평생 오지도 않을 그것을 기다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닐까요?
가까운 곳에 사는 벗을 불러 '화전놀이'를 했습니다.
생업에 바쁜 분을 하루 공치게 하고 불러내는 것이 미안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분들이 아침 일찍 아이들 조퇴까지 시켜가며 달려 왔습니다.
처음 만들어보는 꽃떡(화전)이 어째 잡지사진에서 본 것만큼 때깔이 안나오지만 그래도 맛은 제법 그럴 듯 합니다.
찹살가루를 전병 크기로 된 반죽을 해서 후라이팬에 놓고 익힌 다음 다 익은 것 같으면 얼른 진달래 한송이 따서 얹고 홀딱 뒤집어 살짝 익혀냅니다. 그러면 이쁜 꽃떡이 됩니다.
그렇게 만든 예쁜 화전을 차 한잔과 함께 먹으며, 지는 벚꽃에 비치는 눈부신 봄을 맘껏 만끽합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그것이 혹시 이런것 아닐까요? 2004.4.10ⓒ최용우

 

 

 

 

 

 

 

 

 

 

 

 

 

 

 

 

 

 

 

 

 

 

 

 

 

2004.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