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4

제8회 등산일지 - 속리산 문장대여 내가 또 왔다.

1.일시 :2005.2.4 집에서 출발(10:50)-법주사주차장(11:37)-매표소(11:52)-세심정휴게소(12:32)-복천암(12:45)-용바위골휴게소(12:50)-할딱고개(1:30)-정상휴게소(2:47)-문장대(3:00)-신선대(4:05)-경업대(4:32)-비로산장(5:27)-세심정휴게소(5:40)-법주사주차장(6:36)-집에 도착(8:00)

2.함께한 사람들 -최용우. 이인숙. 최좋은

3.등산일지- 행정구역상으로 같은 보은이어서 언제든 맘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생각했던 속리산 문장대에 드디어 올랐다. 원래는 월요일에 아내가 외출을 하는 날이어서 딸내미와 단둘이 조촐하게 산에 오르려고 했었다. 그러나 눈이 많이 와서 차가 끊기는 바람에 화요일, 수요일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날씨가 풀린 화창한 금요일 오전 아내와 좋은이와 셋이서 베낭을 맨 것이다.(밝은이는 유치원 감)
속리산 문장대는 8년전 안산에 살때 회사에서 단합대회로 와 올라본 경험이 있다. 아내도 처녀때 등산을 왔다가 중간 세심정 휴게소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고 내려갔었다고 하니 모두에게 낯선 산은 아닌 셈이다. 전체 거리가 약 14키로키터쯤 되어서 초등학교 3학년인 좋은이가 걷기엔 좀 먼 거리다 싶기는 했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같은 보은에 있다고 너무 쉽게 생각했나? 벌써 산에 있어야 될 시간인 10:50에 집에서 출발을 하였다. 전체 산행시간을 7시간정도 예상을 했으면서도 너무 여유를 부렸다. 덕분에 집에오니 저녁8시였다.
참 행복한 산행이었다. 함께 산에 오를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행복했고, 눈길을 걸으며 오손도손 이야기 하는 시간이 행복했고, 힘들다고 지쳐 주저 앉은 좋은이를 업었더니 아빠의 등에서 금새 잠들어 버린다. 잠든 딸을 등에 업고 걷는 그 순간이 왜 그렇게 행복하던지...높은 산 정상에서 사방을 내려다 보는 그 후련함은 돈주고 살 수 없는, 오직 산을 오르기 위해 땀흘린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왜 산을 오르냐고? 어떤이는 거기 산이 있어 산을 오른다고 했는데, 나는 걸을 수 있으니 산을 오른다고 말하고 싶다.

4.메모- 속리산(俗離山)은 충북 보은 내속리면과 경북 상주 화북면에 속해있으며 1,057.7m의 높이의 산이다.속리산은 원래 구봉산(九峰山)으로 불리웠으나 신라 혜공왕 때 속리산으로 바뀌었다.
삼국유사의 '관동풍악발연수석기(關東風岳鉢淵數石記)'에는 '속세를 떠난 승경의 산'이란 의미로 해석해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신라의 고승 진표율사의 감화를 입은 사람이 지극한 불심으로 세속을 버리고 입산한 곳이라 한 데서 속리산이라 불렀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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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리산주차장입구에서 속리산 쪽을 배경으로 주차요금 받는 분에게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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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표소 가는길가에 있는 관광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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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표소에서 법주사 가는 길 -입장료가 3800원인데, 그중에 문화재관람료가 2200원이다. 절에 들어갈 것도 아닌데 문화재관람료를 내는게 좀 억울하다. 이전에 시민단체에서 국립공원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합쳐내는게 부당하다 하여 분리 운동을 한적이 있었다.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 산이라 하는데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여 산문까지 닫아 걸었던 절이 법주사이다. 속세는 속세이고 돈은 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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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매표소에서 이곳 세심정휴게소까지 잘 닦여진 길을 따라 1시간 거리이다. 아내가 옛날 처녀때 여기까지 왔다가 컵라면 하나 먹고 그냥 내려갔다고 한다. 갈림길인데 오른쪽으로 올라가 문장대까지 가기도 하고 왼쪽으로 돌아 문장대까지 가기도 한다. 우리는 왼쪽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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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심정에서 10분정도 올라가면 복천암을 만날수 있고 그 입구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이뭣고다리 이다. 그 옆에 커다란 전나무 두그루가 서 있다. 올려다보니 쭉 뻗은 나무가 족히 100년은 자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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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뒤에서 보니 엄마와 딸의 걷는 모습이 영락없이 똑같다. 좋은이가 자라서 먼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이렇게 엄마, 아빠와 함게 걷던 산길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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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에서 늦게 출발한 탓에 '용바위골휴게소'에 도착하니 12:50분이다. 여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보온병에 담아간 뜨거운 물을 컵라면에 부으니 딱 세 개 나온다. 라면을 먹고 밥을 말아 먹으니 으아~ 으아~ 기가 막히다. 힘이 막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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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점심 먹고 출발하여 올라가가는 길에 만난 바위 위의 나무. 원래는 두그루의 나무였는데 오랜 세월 지나면서 뿌리가 하나로 합쳐져 버렸다. 이런 나무를 '연리목'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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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늘 산행의 모델...엄마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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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매표소에서 문장대가는 길에 1시간 30분만에 첫 번째 만나는 '할딱고개' 숨이 할딱할딱 해서 할딱고개인가? 아저씨가 추운데 동동주 한 잔 하고 가라고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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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할딱고개를 넘으면 갑자기 아래로 주욱 내려가는 돌계단을 만난다. 여기서부터 1시간 가량 산길을 걸어 돌을 밟고 나무를 붙들고 올라가는 제대로 된 산행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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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출발한지 3시간만에 드디어 문장대 정상이 보인다! 문장대 올라가는 마지막 철계단은 올라가는 길 내려오는 길이 서로 다르다. 어떤 회사에서 단체로 등산을 왔는지 까만옷을 입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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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문장대 위로 올라가면서 내려다본 오른쪽 산 풍경 문장대에 오르면 속리산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문장대는 바위가 하늘 높이 치솟아 흰구름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일명 운장대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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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문장대 정상에서 찰칵! 좋은이의 볼에 빨간 좁살 같은 것이 나서 간지럽다고 울쌍. 볼이 통통하게 부었다. 자! 지금까지는 정상을 향해 땅만 보고 올라왔으니 이제부터는 고개를 들고 사방 팔방을 두루두루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 보아라! 정상을 향해 걷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 자만이 맛볼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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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문장대 위에서 바라본 관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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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문장대 위에서 바라본 관음봉 입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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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문장대 위에서 바글바글하던 사람들이 내려간 후 잠시 한가한 틈을 타 가족사진 찰칵! 해마다 약 2만명정도의 등산객이 여기에 올라온다고 한다. 속설에는 문장대를 세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럼 나는 두 번째 올라왔으니 나머지 한번을 채우기 위해 또 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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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30분동안의 달콤한 시간을 뒤로 하고 문장대에서 한계단 내려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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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문장대에서 신선대 방향으로 가다 보니 멀리 문장대가 뒤로 보인다. 산꼭대기에 커다란 돌 몇 개가 겹겹이 쌓여있다. 참 신기하다. 누가 돌을 저기에 저렇게 올려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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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문장대 올라가는 길을 멀리서 최대한 쭉 당겨 찍어 보았다. 와~ 우리가 저기를 오라갔다가 내려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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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문장대에서- 신선대-천왕봉까지 가는 길이 험한 길은 아닌데 무척 미끄럽다. 겨울산행맛이 제대로 난다. 조심조심 살금살금 내려오고 올라가고 그렇게 한발한발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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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신선대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아빠와 딸을 엄마가 찰칵! 찍었다. 뒤쪽에 하얀 눈으로 덮인 산길이 보인다. 힘들어도 '꼬마'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참고 참았던 좋은이가 그만 못가겠다고 주저앉아 버린다. 전체 14키로미터 코스중 10키로미터 지점이다. 아내가 베낭을 지고 내가 좋은이를 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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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신선대에서 '천왕봉'코스와 '경업대'를 거쳐 법주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본 그 유명한 속리산 선돌. 멀리 사진 한가운데 손가락 같은 돌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좋은이를 등에 업으니 그냥 잠들어 버린다. 낑낑대며 땀을 뻘뻘 흘리며 업고 내려오느라 더 이상 사진을 못 찍었다. (사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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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곳곳에 커다란 바위를 마치 일부러 얹어 놓은 듯, 바위의 아래를 보면 작은 돌이 괴여있다. 굄돌을 건들기만 하여도 바위가 굴러 버릴 것 같다. 누가 괴였을까? 하나님이 괴였겠지. 살얼음이 언 바위 위를 살금살금 걷다가 그만 미끄러져 버렸다. 등에 업혀있던 좋이이와 같이 뒹굴었다. 그바람에 좋은이가 잠을 깼다. 한숨 자고난 좋은이가 다시 생생해졌다. 한 1키로미터쯤 업고 걸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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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속리산에는 대학교도 많네. 아홉 개나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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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경업대 풍경 (사진:박영춘 산행정보 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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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경업대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선돌을 쭉 당겨 찍었다. 참 신기하다. 산꼭대기에 커다란 비석이 서 있다니... 저기에 뭐라 새길까?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참 신비하고 신기하고 경이로운 장면들이 참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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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속리산은 세 강(江)을 가른다. 봉우리 동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낙동강이 되고, 남쪽에 내린 것은 금강으로 흐르고 서쪽에 떨어진 빗줄기는 북으로 달려가 금천으로 흘러들어 한강에 합류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속리산 물을 삼파수(三派水)라 불렸다. 속리산 산행은 한반도의 젖줄인 세 물길의 근원인 것이다. 내내 꽁꽁언 얼음만 보다가 커다란 바위아래서 처음으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물소리를 들은 기념으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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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유난히 신호대가 많은 산길. 지금까지의 산행중 가장 긴 거리를 걸은 탓인지 셋 모두 너무 지쳐서 다리를 질질 끌며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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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드디어 세심정휴게소까지 내려왔다. 세심정에서 왼쪽으로 복천암-용바위골휴게소-할딱고개-문장대-신선대-경업대-세심정까지 약 8키로미터를 6시간동안 빙 돌아 제자리로 온 것이다. 여기서부터 속리산주차장까지는 1시간 거리. 어둑어둑해진 길을 너무 다리가 아퍼 어떻게 걷는지도 모르게 내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