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추석명절에 고향에 잘 다녀왔습니다. 고향 마을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진 몇 장 찍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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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주인 없으니 장사 더 잘 되네"   2006.10.2 오마이뉴스 기사

 [오마이뉴스 이돈삼 기자] 구멍가게에 주인이 따로 없다. 소주든, 라면이든 필요한 물건을 골라 알아서 돈 내고 가면 된다. 나무로 짠 상자 하나가 금고 역할을 하고, 그 옆엔 잔돈을 100원짜리와 500원짜리로 나눠 비누상자에 담아 놓았다. 물건을 살 사람이 알아서 사고 양심껏 돈을 내고 가라는 것이다.
공책 한 권과 볼펜 한 자루도 놓여있다. 외상을 해야 한다면 알아서 적고 물건을 가져가라는 외상 장부다. 외상을 달아놓은 것은 다음에 돈이 생겼을 때 갚고 나서 줄로 그어버리면 된다. 한글을 모르는 노인은 그냥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갚아도 된다.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읍에서 백양사 방면으로 국도1호선을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만나는 북하면 단전리 신촌마을에 있는 가게의 모습이다. 따로 주인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물건을 가져가고 양심껏 돈을 넣고 가는 '양심가게'인 셈이다. 이 가게가 요즘 시끌벅적하다. 여기저기서 수시로 구경 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유치원생에서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견학을 온다. 주말과 휴일엔 서울에서, 경상도에서 아이들을 앞세운 젊은 부모들도 찾아온다. 이보다 더 나은 현장학습이 없다는 이유다. 하긴 요즘 세상에 주인 없는 가게라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이 마을에 무인 양심가게가 들어선 것은 지난해 봄. 마을회관 한켠에 있던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문을 닫으면서다. 가게주인은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며 서울로 떠 버렸다.
 하나밖에 없던 가게가 문을 닫자 당장 불편한 것은 마을주민들. 자잘한 생필품을 살 수가 없으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소주 한 병만 살려고 해도 마을 밖까지 나가서 사오든지, 아니면 광주시내를 자주 드나드는 마을이장한테 부탁을 해야 했다. 말할 수 없이 번거로웠다.

 그런데도 가게를 인수해서 해보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시골에서 농사일도 많은데 이문이 크지 않는 가게를 붙잡고 있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솔직히 번거로웠습니다. 매번 소주 두 병 사다 달라, 간장 사다 달라, 라면 몇 봉지 사다 달라…. 그래서 무인가게를 생각해냈죠.”마을이장 박충렬(46)씨의 말이다.
박씨는 처음에 마을기금으로 가게를 차리고 주인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단다. 이에 대한 동네사람들의 반응은 ‘말도 안된다’였다. 하지만 노인들에게 가게 앞에 모여서 소주 한잔 마시는 즐거움을 주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가게는 하나 있어야겠다 싶어 고민은 계속됐다.
박씨는 장고 끝에 개인돈 500만원을 들여 가게 문을 열기로 했다. 실패하면 그냥 손해본 셈 치자는 생각이었다. 마을사람들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가게 문을 다시 연 게 지난해 5월. 가게 안을 청소하고 과자, 술, 음료수, 간장, 세제,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을 골고루 들여놓았다. 소주 1300원, 맥주 1300원, 간장 3000원…. 노인들이 알아보기 쉽게 가격표도 큼지막하게 써 붙였다. 돈을 담을 통은 나무로 짜서 만들었다. 거스름돈은 비누상자에 따로 담았다. 외상장부로 쓸 수 있도록 공책과 볼펜도 달아놓았다.당초 우려는 괜한 걱정이었다. 문제가 생기기는커녕 장사가 주인이 있을 때보다 더 잘 됐다. 최만례(74) 할머니는 처음 물건을 살 때 여간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니었다고 했다.

 “어쩌께 혀야 헐지 모르겄더라고. 나는 지대로 계산허고 돈을 넣었는디, 행여 넘이 오해할까봐 걱정되드랑께.” 하여 물건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사람을 만나면 “나 물건값 냈소”하고 확인을 받아야 마음이 편했다고. 조찬익(60)씨는 “밤새 문을 잠그지 않응께 요것이 바로 24시간 편의점이여”라고 했다.
외상장부를 떠들어보니 마을사람들의 생활상이 환히 드러난다. 삐뚤삐뚤 적힌 글씨들을 읽어보면 누가 소주를 즐기는지, 누가 과자를 좋아하는지 다 나타났다. 감기약이 없고, 김이 없어 그냥 간다면서 이것들을 사달라는 요구사항도 적혀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것은 이장의 몫이다.

 외상장부에는 외지인들의 흔적도 엿보인다. ‘고창에서 ○○○가족 방문하고 4500원 어치 사가지고 갑니다. 외상 안 했어요’, 자신을 ‘기도원에 다녀간 사람’이라고 쓴 사람은 ‘참으로 좋은 세상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삼천원 어치 물건 사고 만원 넣었습니다. 좋은 일에 쓰세요!’ 라고 써놓았다.
김유순(74) 할머니는 “옛날에 주인이 가게를 볼 때 좀도둑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디 지금은 그런 소리도 안나온다”면서 “돈통이 있는 가게에도 도둑이 없는디, 집안에 도둑이 들 리 만무하다"고 동네사람들 모두 문을 열어놓고 산다고 했다.

 정한도(74) 할아버지는 “무인상점이 별 탈 없이 운영되는 걸 보면서 정직한 마을에 사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박충렬 이장은 “돈통에서 나온 돈으로 늘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남는다”면서 “정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남는 장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골마을치고는 제법 많은 300여 명(기도원 거주자 포함)의 주민이 살고 있는 신촌마을. 노인들의 비율이 많고 농사를 지으며 사는 모습은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지만, 양심가게가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면서 마을 분위기까지 온화하고 화목하게 만들어주고 있다./이돈삼 기자    ⓒ 2006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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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신촌마을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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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마을회관 옆에 있는 무인양심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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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가게에서 과자 두 개 사고 돈을 나무상자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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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아빠, 구멍이 작아서 잘 안들어가요." "그래도 어떻게 잘 넣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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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부탄가스가 어디 있나... 저 위에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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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거스름돈은 알아서 챙겨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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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외상장부- 산소가는 손님 소주 1300  하얀빵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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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부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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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물건에 가격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2006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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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상장부 기록도 주민 스스로 한다. 나중에 돈을 갚으면 전에 적어놓은 것을 두 줄로 그으면 된다.ⓒ2006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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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물품 대금은 정확히 계산 하랑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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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표창장 -그런데 장성군 북하면인데..장성읍이라고 오타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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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4평남짓한 가게인데 벌써 1년 6개월동안 운영... 요즘 방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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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사랑의편지에 나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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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마을 주민들. 양심가게 등장 이후 마을 분위기까지 화기애애해졌다. ⓒ2006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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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회관 앞에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신촌마을 주민들.  ⓒ2006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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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마을 풍경. 여느 마을보다 넉넉해 보인다. ⓒ2006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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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동네 골목길가에 널어놓은 고추와 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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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신촌마을 입구 오른쪽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장군목'입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이 나무 아래서 쉬었다가 가곤 했던 나무인데 수령 약 500년에 장성군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이고 전라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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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이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괴목이라고도 하고 동네사람들은 '장군나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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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조선 선조(1567)해동 절의공 김충남이 임진왜란 때 순절한 친형 김충효를 기념하기 위해 심은 것이라고 전해져 옵니다.나무 아래 정자는 연웅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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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높이는 20m 가슴둘레 10.5m  기념물 제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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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미터 위쪽에 다섯갈래의 가지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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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반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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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생육상태가 매우 건강하고 양호한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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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장군나무의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손룡정사'입니다. (절이 아닙니다.) 손룡정사에는 산암 변시연(邊時淵) 옹(82)이 은거하고 있다. 산암 선생은 이 시대의 최고의 유학자로 선현의 글을 모은 문원(文苑) 73 책과 자신의 글모음인 산암문집 32권을 저술하는 `대업'을 이룩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 한학자 중에서 몇 안 되는 원문을 모두 한문으로 쓰시는 아주 유명한 분이시다. 그런 학행에도 불구하고 성품은 의외로 소탈하고 따뜻해서 문하에 늘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외딴 시골인데도 사시사철 전국에서 각계의 명사들이 손룡정사를 찾아온다. 그래서 담론을 하다가 하룻밤씩 묵고 가기도 하는데 한때 이집 사랑방에는 목침이 아흔아홉개가 있다는 말이 돌았다. 변시연 선생의 제자 가운데 대학교수가 된 사람의 수만 해도 500이 넘는다 하니 대단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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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손룡정사를 바라보며 자랐던 저는 이 집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음기회에 풀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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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동네 어귀에 있는 정자에 앉아 계시다가 국토순례하는 학색들을 만나면 기어이 당신의 앞에 불러 세운다.

"이름과 나이를 묻고 소속이 어디냐고 물어보지, 그런다음 내가 돈을 주지, 가다가 밥도 사먹어야 하고, 먼길을 가자면 돈도 필요할 거잖아? 젊은이들이 우리 국토를 순례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자 하는 것인데 우리같은 어른이 돈을 주어야지 누가 줘, 당연이 우리 어른들이 그들에게 용기도 주어야 하고 희망을 북돋아 줘야지...암." 그랬다.

 변시연 선생님은 이곳 장성 지역을 지나는 국토 순례 학생들에게 용돈을 쥐어주시는 분이다.

지금도 건강하신지... 건강 하셔야 할텐데...

(언젠가 장군목 연웅정에 갓을 쓰고 한 마리 학처럼 앉아 계신 선생님의 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았지만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못찾았습니다. 아쉬움...아쉬움...)

 

 이 시대에 전설처럼 살아있는 선비 변시연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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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지금 신촌마을 앞으로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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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훈 최진실이 부부로 나오는 영화 <마누라 죽이기>에서 탈영병이 최진실을 인질로 잡고 군과 대치를 했던 그 옥상 장면을 찍은 곳입니다.

그때 탈영병은 드라마 주몽에서 야철대장을 지키는 무송역을 하는 권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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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신촌마을 동네 입구에 있는 영화 촬영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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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조각공원 에느로겔- 나의 고향인 전라도 장성 첩첩 산중 골짜기 마을 입구에 언제부터인가 주전자 모양의 집 한 채가 들어섰습니다. 조각을 전공한 한 젊은이가 땅을 사서 조각공원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공간을 다듬어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거의 5년 만에 내부공사를 마치고 ‘에느로겔’이라는 찻집을 봄부터 열었다 합니다.
에느로겔은 사무엘하17:17절에 나오는 지명인데 ‘나그네들의 쉼터’라는 뜻이고 요나단과 아히마아스가 압살롬을 피하여 숨었던 동네입니다.
쇠붙이들을 이어 붙이고 옛날 쓰던 물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마치 우주선 내부처럼 꾸며 놓았고 둥그런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하늘과 산과 들판이 정말 하늘을 날으면서 내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지중의 오지였던 고향 마을에 좋은 문화공간이 생겨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도 외부에 도자기 타일을 붙이고 주변을 조경 하는 일이 남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작품을 만들거라 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을 조각을 통해서 전한다는 큰 뜻을 정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더디지만 멈추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며 조용히 차를 한잔 마시고 왔습니다. 200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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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에느로겔 찻집- 겉을 청자빛 도자기 파편으로 쌀 계획입니다. 둥그런 창문을 통해 내다보는 풍경이 그만입니다. 추석이라 문을 열지 않아서 이번에는 내부 모습을 보여드릴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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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마당에 있는 작품. 익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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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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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와~~~세상에 이렇게 예쁜 화장실을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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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타일 조각을 일일이 하나씩 맞추었다. 너무 이쁘다..너무너무 이쁜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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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여긴 여자화장실인데 몰래 살짝 들어가 사진을 찍고 얼렁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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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옹기 세면대.

2006.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