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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병원에서

2016년 하나님의 최용우............... 조회 수 257 추천 수 0 2016.08.31 07: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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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587번째 쪽지!


□병원에서


큰딸 발을 발이 많이 달린 무슨 벌레가 물어서 퉁퉁 부었습니다. “괜찮어. 하룻밤 자고 나면 쪽 빠져...”라고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도 여전히 신생아 발처럼 퉁퉁 쪽 빠지지 않았습니다.
딸을 차에 태우고 동네 의원에 갔습니다. 일찍 갔는데도 노인들이 대기실에 가득합니다. 시골 사람들은 참 부지런합니다.
“최좋은 입니다. 용포쑥티2길 5-7번지 삽니다.” 그런데 이름이 없다며 이상하다고 하기에 보니 ‘최조은’이라고 받아 적었네요. “조은이 아니라 좋은입니다. ‘좋은 아침’ 할 때 그 ㅎ 받침이 있은 ‘좋은’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쳤는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병원에 와서 이렇게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일이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괜히 병원에 왔다가 의사에게 붙잡혀 무슨 탈 난 것이 들통 나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아후,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의사들은 ‘혈압약을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왜 혈압약 안 드세요?” 하고 무섭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혈압약 꼭 먹어야 하나요?”
“큰일 납니다. 꼭 드셔야 합니다.”
“10년 전에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었는데요.”
순서를 기다리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니 아픈 곳이 다양하게도 참 많습니다. 입이 아파 밥을 못 먹는다는 아주머니를 보니 밥 한 숟갈에 잘 익은 김치 한 가닥 얹어 맛나게 먹을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상인지요.
그러고 보니 병원에 와서 이렇게 앉아있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군요. 내가 정상이라는 것, 그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를 발견하고 감사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인 것 같습니다. ⓒ최용우


♥2016.8.31.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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