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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출처 : 김학현 목사 

‘민심’ 완장 두르고 권력 남용...이게 민주주의?
[책 뒤안길] 민주주의 위기 말하는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김학현(연서교회목사) | 2015.10.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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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표지
<민주주의 마법에서 깨어나라>(존 던 지음 / 황미영 옮김 / 레디셋고 펴냄 / 2015. 9 / 222쪽 / 1만5000 원)


여보! 그의 탄생은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오. 그때도 지금쯤은 아니지만, 모두가 그게 최선책이라 여겼소. 대단히 특수한 지역인 그리스, 아주 특별한 난국에 봉착한 그리스인들, 거기서 그들의 즉흥적 대처 치유책으로 그는 탄생하였소.


그가 누구냐고요? '민주주의'란 녀석이오. 그리스어로 '데모크라티아(demokratia)', 이 녀석은 두 단어의 합성어지요. '데모(demo : 민중, 다수)'와 '크라토스(kratos : 지배, 권력)', 일테면 주권이 다수의 민중에게 있다는 뜻이라오. 페리클레스(Perikles, BC495?~BC429)는 직접민주제를 통해 민중에게 권력을 부여함으로 아테네 민주정치의 전성기를 창출해냈소.


민주주의의 탄생과 부활


여보! 민주주의는 귀족정치의 소수의 권력과 군주정치의 1인 권력의 반대급부쯤 된다고 하겠소. 민주주의의 위대한 탄생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열화와 같은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2000년을 지배한 것은 역시 귀족정치와 군주정치였다오. 참으로 역설적인 역사지요.


그러나 '민주주의'란 녀석은 꺼지지 않는 불씨였소. 2000년의 암흑기를 분연히 털고 일어났으니 말이오. 서구에서 일었던 근대혁명은 다시 민주주의의 불씨를 지폈소. 특히 1918년 독일에서 일어난 혁명은 빌헬름 2세를 밀어내고 민주공화국을 탄생시켰소.


바이마르헌법이라는 가장 민주적인 제도를 만들며 20세 이상의 성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했소. 이어 유럽 각국이 왕정 대신 민주주의 공화정을 택하는 혁명이 일어났소, 결국 2천 년 만에 민주주의는 다시 활화산처럼 타오른 거라오. 그런데 말이오. 다시 민주주의는 암흑기로 가고 있소.


여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민주주의 시대라고 말하오. 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이미 위기에 놓였다고 말하는 이가 있소. 그가 존 던(John Dunn)이오. 케임브리지대학 정치학과 명예교수로 김대중 평화재단의 자문위원을 맡아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분이오.


그는 책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에서 민주주의는 왜 위기에 빠졌는지, 우리는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예일대에서 행했던 강의들을 통해서 짚어주고 있소. 번역의 맹점인지, 강의가 난해해서인지, 난 전자라고 생각하오. 하여튼 그렇게 읽기 쉬운 책은 아니오.


하지만 요점은 간단하오. "민주주의 본질은 개인의 존엄성을 희생하거나 개인이나 가족의 이익을 자발적으로 저해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의 힘과 의지에 복종한다고 상징하는 하나의 공식"이라는 거요. 그러나 이런 공식을 정치에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거요.


여보! 그러니 현대의 우상처럼 떠받드는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오. 차라리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어느 도시국가 혹은 정치체제를 모욕하기 위한 상투적인 표현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는 저자의 말이 솔직하게 들리오.


민주주의의 위기


이제는 민주주의가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유일한 정치체계가 되었소. 소수의 특권층에게 정치권력이 집중되는 대의민주주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오.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자본주의가 부상하면서 자본을 앞세운 정치체계인 민주주의는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세상을 쥐고 흔드는 유일한 독재자가 되었다는 말이오.


존 던은 민주주의는 "그 창시자들 역시 그것을 민주주의라 부르길 주저했거나 그렇게 부르길 거부하곤 했다"고 말하오. 그런데도 민주주의는 위대한 권위를 갖고 있소. 300년 전만 해도 민주주의가 좋은 정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소. 지금은 좋은 정부를 생각하며 민주주의란 단어를 사용하오.


여보!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르오. 정말 민주주의일까요? "복종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근거로 민주주의를 선택한 것은 합법성을 중시하거나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다"는 저자의 말대로 한다면 분명히 민주주의요. 그러나 그건 민주주의라는 용어에 권위를 부여했을 뿐이라오.


"민주주의가 세계 정치 언어에서 권위를 부여하는 가장 강력한 용어가 되었다면, 민주주의가 권위를 부여하는 대상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심각한 단점일 수밖에 없다." - <민주주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본문 196쪽 중에서


그렇소. '민주시민'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조차 없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표심'이라는 완장을 두르고 그 국민 위에 권력을 휘둘러대고 있다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국회의원으로 중앙 무대로 진출한 국회의원이 내 대변자 노릇을 하는지 그게 참 궁금하오. 하지만 가끔 날아오는 팸플릿 속의 그는 중앙 정치무대의 영웅으로서 만족하는 듯 보이오.

민주주의, 이미 시민의 곁을 떠났다


여보! 이게 민주주의요. 더 한심한 것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공정한 심판을 해야 할 정부나 법이 자본가의 손에서 놀아난다는 것이오. 우리는 대표를 선출하여 나(우리, 시민)를 대변해 줄 사람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 보낸다오. 그러나 그들이 정말 '나'와 '우리'를 대변한다고 믿는다면 참 어리석은 사람이오.


오늘날 민주주의 자본가는 이미 권력을 가진 정치체계와 하나가 되었소. 자본주의의 탁월성은 동유럽의 몰락으로 이미 증명되었고(?) 더욱 의기양양해진 자본 민주주의는 향방을 모르고 내달리고 있소. "대표가 되겠다고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 자체가 노동자계급보다는 자본가계급에 가까운 여유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세상을 바꾼 질문> 본문 132쪽 중에서)는 권재원의 말은 사실이오.


여보! 요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니 '안심 번호'니 하는 거로 정치권이 시끌벅적하오. 물론 그런 시도를 통하여 시민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의도겠지요. 하지만 정말 그런다고 그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국민의 대변자로서 사명에 충실할 거라 믿으면 순진한 것이오. 그것조차도 청와대(대통령)의 한마디에 어눌한 신세가 되지 않소.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는 귀족체제나 왕정 시대와는 또 다른 '국민의 표심'에 기댄 절대 권력을 재생산하는 라인으로 활용되고 있소. 민주주의가 좋은 정부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민심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라면 민주주의는 위기가 분명하오.


민주주의가 "통치자와 착취자들로 인한 아픔과 고통에 시달리며 끔찍하게 억압당하는 무수한 인간에게 힘을 주었다. 이렇게 힘을 주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권력의 원천이자 매개체가 되었다"는 저자의 말은 긍정하지 않을 수가 없소.

"오늘날 미국을 지켜보는 사람 중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민에 의해 통치된다는 결론을 제정신으로 내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 마법에서 깨어나라> 본문 115쪽 중에서


여보! 민주주의의 표상인 미국이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나라는 어떻겠소. 분명히 민주주의는 단어로서의 가치로 만족해야 할 상황이 되었소.


제정신 아닌 사람들의 민주주의! '데모크라티아'로부터 바이마르헌법과 미국의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는 이렇게 수천 년을 버텨오면서 우리와 뗄 수 없는 녀석이 되었소. 그러나 지금도 청와대, 여당, 야당의 시끄러운 권력 암투만을 맞이하는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위기 다음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난감하오.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제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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