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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131】눈의 무게
우리동네가 생긴 이후로 이렇게 갑자기 많은 눈이 내린 일이 없었다고 동네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그 눈이 흔적만을 남겨 놓은 채 일주일만에 다 녹아버렸습니다. 작년 여름 태풍이 불때도 끄덕 없던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며 여기저기 누워 있습니다. 가지가 부러진 나무는 또 얼마나 많은지.
눈 하나하나는 무게가 없지만 그게 모이니 집을 무너뜨리고 나무를 자빠뜨리고 세상을 마비시켜버립니다.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하나하나가 모이니 이렇게 무섭습니다.
산책길에 아직도 길게 누워 있는 나무를 보며 살아가면서 티끌처럼 작은 하나라도 만만히 여기면 안된다는 귀한 진리를 묵상합니다. 2004.3.1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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