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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626】감자꽃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1918~51)
독립운동가였던 권태응이 일본의 창씨개명을 조롱하면서 지은 동시입니다. 아무리 성씨를 바꾼다 해도 그 근본까지는 바꿀 수 없다는 의미이지요. 감자꽃 가득 피어있는 감자밭을 보면서 갑자기 이 동시에 관련된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시를 좋아하던 선생님이 이 시를 빨리 외우는 순서대로 집에 보내준다고 하셔서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저는 책보자기를 주섬주섬 싸면서 한번 쭉 훑어보고 앞에 나가 쭉 외워버리고 가장먼저 교실을 빠져나왔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우와. 저새끼 뭐여?" 하면서 깜짝 놀랐고, 그날 우리반에서 또래보다 무려 네 살이나 나이가 많았던 만수는 결국 못 외우고 선생님과 숙직실에서 하룻밤 보냈었습니다.
그때는 뭐든 한 두번만 읽으면 그냥 외워지던 총명한(?) 시절이었습니다. 밝은이 공부하는 것을 보니 그냥 대충 훑고 지나가도 다 기억하는 것을 보고 "그건 아빠의 유전인 갑다" 아유... 가족들의 야유!
ⓒ최용우 201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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