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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118-4.28】 살아남기
9년전 어머님이 천국에 가시고 평생 사셨던 집을 정리하면서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이 부엌 가까운 밭에 심어두고 평생을 잘라 드셨던 부추 뿌리 몇 개를 파가지고 와서 화분에 심었다. 지금은 부추밭이 땅속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이 부추가 대를 잇는 후손인 셈이다.
어머님처럼 부추를 실컷 베어먹을 것이라던 다짐은 나의 놀라운 게으름 때문에 사라지고 언제나 조그만 부추 화분은 풀이나 다른 꽃이 더 무성해서 그냥 정리하자.... 하고 지난 겨울에 화분을 정리했다.
그런데 그렇게 감나무 밑에 버린 부추들이 봄이 되니 하얀 뿌리를 허공에 다 내놓고서도 푸른 잎을 내는 것이었다. 부추를 버린 것이 되게 미안해지네. 거참. 그래서 작은 스치로플 화분 한 개 주워다가 다시 몇 뿌리를 옮겨 심었다. 어쨌든 대가 끊길뻔한 어머니 부추가 구사일생으로 다시 살아났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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