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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254-9.11】별거 없다
대전 왕가산에서 내려오다 보니 절 하나 있었다. 마당의 샘터에서 물 한바가지 먹고 보니 그제야 절집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도 없이 텅 빈 한낮에 산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크게 지어진 절 집 어느 문에 구멍이 하나 뽕 뚫려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절집은 세 면이 문으로 되어 있는데 평소에는 문이 닫혀 있다. 문이 열려 있을 때 보면 별거 없는데 닫혀 있으면 이상하게 안이 궁금해진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내 발이 나를 어느새 구멍 앞으로 옮겨 놓는다.
문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문이 열려 있을 때 늘 보던 그런 모습일 뿐 별거 없다. 안쪽 종무소에서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 발은 내 의지와는 다르게 후다닥 재빠르게 나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나 지금 도망치는 거야? 왜? 나도 몰라.. 내 발이 미쳤나봐)
구멍을 보면 별거 없는데 왜 꼭 들여다보고 싶어질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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