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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일기113-4.23】 삶의 근본
공주 공산성 앞 식당에서 밥을 먹고 차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길모퉁이에 오랫동안 버려져 녹이 슨 자전거 바퀴 사이로 노란 씀바귀꽃이 피어 있었다. “와~ 이것 좀 봐. 여보! 여보! 잠깐만 사진 한 장 찍고.” 나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가인데, 아무에게도 관심을 못 받던 꽃이 내가 활짝 웃으며 다가가니 꽃도 나를 보며 웃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나는 한참 동안 그 앞에서 꽃을 바라보았다. 아내는 기다리다가 그냥 차로 쓩~ 가버렸다.
나라 안팎을 가릴 것 없이 온통 전쟁과 비리와 폭력과 살육으로 뒤죽박죽인 세상은 따지고 보면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를 등진 비인간화의 결과이다. 사물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는 우리의 삶을 떠받쳐주는 삶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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