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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177-6.26】 웃어
내 방에 벽에 걸려있는 거울에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오랫동안 ‘웃어’라고 적힌 포스트잍이 붙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면서 화장품도 바르고 또.... 음, 화장품 바를 때만 보는구나.
그러니까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표정이 너무 굳어있네요. 좀 웃으세요.”라는 말을 듣고 좀 웃으려고 거울에 붙여 놓았던 것 같은데 새삼스럽게 오늘 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수염이 긴 할아버지에게 한 소녀가 “할아버지는 주무실 때 수염을 이불속에 넣고 주무세요 밖에 내놓고 주무세요?” 할아버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그날 밤 “내가 수염을 내놓고 잤던가? 넣고 잤던가?” 하면서 밤새도록 수염을 이불속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는 애기가 있다. 내가 저 글씨를 보고 웃었던가 안 웃었던가? 잘 모르겠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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