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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1-3050] 좀 봐, 규제, 대단한 여자들,게임,인내사랑,누군가, 소리, 신앙과 미신...
만가지생각 최용우............... 조회 수 37 추천 수 0 2022.04.08 13:58:12[원고지 한장 칼럼]
3041.좀 봐
저기 저 나뭇가지 끝에 새싹이 나오는 것 좀 봐! 저기 저 나무에 앉아 있는 파란 새의 부리 좀 봐 세상에! 저기 저 철쭉나무 그늘 아래 늘어진 고양이의 표정 좀 봐. 너무 평화로워! 저기 저 포도나무 넝쿨 끝에 달린 물방을 좀 봐 보석처럼 영롱하군! 그렇게 핸드폰에 코를 박고만 있지 말고 고개들어 저기 저 신비로운 저것들 좀 보라구.
3042.규제
어떤 발명가가 유모차를 밀고 가다가 너무 힘들어 모터를 달아 저절로 굴러가게 했습니다. 그것을 본 경찰이 다가와 “동력장치가 붙어 있으면 차(車)입니다. 차를 운전하려면 면허도 따야 하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발명가는 할 수 없이 모터를 떼어내고 다시 힘들게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모차를 밀고 갔습니다.
3043.대단한 여자들
다니엘이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하루 세 번 기도했던 것처럼 나도 하루 세 번 조도, 중도, 종도를 드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침, 점심, 저녁 기도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하루 종일 기도 시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 세 번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평생 준비하는 여자들이 너무너무 위대해 보였습니다.
3044. 게임
하루종일 컴퓨터, 패드, 핸드폰을 번갈아가며 게임을 하는 딸이 한심해 보였는지 아내가 “저래가지고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 그런데 마침 TV에서 전문가가 “요즘 게임은 그 자체로 거대한 커뮤니티입니다. 사람들이 협력해서 하는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까 게임을 안 하면 홀로 고립되어 사회생활도 원활하게 하기가 힘들지요.”
3045.인내사랑
사랑은 오래 참는 것입니다. 그냥 참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오래’ 참으라니... 참지 못한다는 것은 성급함, 조급함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조급함’을 버리면 오래 참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어떤 일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오래 참고 기다려 주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3046. 정의와 사랑
조급함 속에 정의(正義, Justice)는 있을지 몰라도 ‘사랑’은 없습니다. 정의로운 사람 옆에는 정의의 칼날에 쓰러진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정의로운 사람이 되기를 오래 오래 인내하며 참고 끝까지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저는 조급한 정의보다 인내하는 사랑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3047. 누군가
홀로 고요히 산책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무들이, 풀들이, 바위가, 벌레가, 꽃들이, 의자가, 하늘이, 방향 표지판이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나를 감시하는 게 아니라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아까부터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3048. 소리
홀로 고요히 산책을 하다가 길가의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합니다. 귀는 열려 있어 멀리서 사람들의 웃음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강물이 흐르는 소리, 거미가 줄을 치는 소리, 개미들이 영차 영차 먹이를 나르는 소리, 자전거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아스라이 아득하게 들려옵니다.
3049.신앙과 미신
신앙과 미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신앙은 이성적 판단을 따른다는 것이고, 미신은 맹목적 추종을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예로 들면 신앙은 성경이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에 실수나 오류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수정하려는 것입니다. 미신은 성경은 일점 일획도 오류가 없다며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3050.거룩한 책
성경을 한문으로는 성서(聖書)라고 하는데, 성경이 성(聖)서는 아닙니다. 원래 이름은 bible입니다. 바이블은 양피지와 갈대로 만든 당시의 ‘종이’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한지’(韓紙)라고 했을 것입니다. 성서는 그냥 ‘종이’라는 뜻입니다. 바이블이 중국에 들어갔을 때 한문으로 성서(聖書)라는 이름이 붙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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