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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226-8.14】 극약처방
으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아내가 한 밤중에 일어나 불을 켜고 파리채를 휙 휙 휘두르며 칼싸움을 한다. 한 참 방바닥을 두들겨 패면서 “무..물렀어.. 나 물렸어..” 파리채 밑에는 산산히 부서지고 조각조각 분해된 지네가 있었다.
나는 화장지로 지네를 싸서 밖에 내다 버렸다. 아내의 오른쪽 종아리에 마치 주사 자국처럼 물린 자국이 나 있었다. 오래된 집이다보니 가끔 겁도 없이 벌레들이 집안으로 들어와서 사람을 놀라게 한다. 전에 나도 지네에게 물린 적이 있다.
지네에게 물리면 소량의 독이 몸 안으로 투입되어 ‘극약처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독의 양이 많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지만, 아주 작은 양은 오히려 몸속의 여러가지 통증을 없애 주는 약이 된다고 한다.
아내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더니 돈 안들이고 ‘극약처방’ 받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랜다. 물린 부분이 마치 뽀얗게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부풀어 올랐는데 너무 이쁜 복숭아여서 살짝 만져보고 싶었지만, 한대 맞을 것 같아서 꾹 참았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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