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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의 詩모음

詩와

최용우의 시는 우선 쉽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편린들을 간결한 언어로 기록한 일기이다. -조덕근(시인) 최용우 시집 모두 10권 구입하기 클릭!

5580원

8권 일상의행복 최용우............... 조회 수 1038 추천 수 0 2014.07.01 13:59:06
.........

 

다른 의미

 

친절하게도 국가에서

한 시간 노동의 대가 최저시급

5580원이라고 딱 정해주네

 

노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5580원 이상 받을 생각 말라는

경고로 들리고

 

노동을 시키는 사람에게는

5580원만 주면 된다는

회심의 미소로구나

 

햄버거 세트 한개값도 안되는

내 한시간 생명 값

5580원

 

ⓒ최용우 20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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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교대근무’와 규칙적 일상의 축복

 

경향신문
또 생겼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 말이다. 번화가에만 생기나 했더니 주택가 쪽도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중이다. 얼마 전 대표가 “2015년까지 전체 매장의 약 70%를 이런 매장으로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니 앞으로는 더 급속하게 늘어날 것 같다.

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배달과 24시간 운영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몇 시든 차를 몰고 가다가 음식을 받을 수도 있고 먹고 가기 편하도록 주차도 가능하니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편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나 역시 생각보다 더 자주 이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만은 어쩔 수 없다. 늦은 시간에 갈 때마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자주 봤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카운터를 점거하고 아들의 생일 케이크를 내놓으라는 취객부터 대리운전을 불러야 하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떼를 쓰던 일군의 아저씨들까지….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지쳐 기운 빠진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던 직원의 피로한 낯빛이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24시간 운영하는 가게에 가게 되면 괜히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된다. 24시간 매장이면 업종에 상관없이 십중팔구 교대근무 형태로 일할 테고, 교대근무가 얼마나 힘든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으니까.

나 역시 패스트푸드점은 아니지만 교대근무를 한 적이 있다. 일반적인 교대근무 방식은 아니었다. 한 달마다 월·수·금, 화·목·토로 조를 나누고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했다. 그렇게 하루 일하고 하루 쉬었다. 처음에는 정말 좋았다. 다른 회사에서는 10시까지 야근도 하는데 그 정도 일하고 다음날 하루 쉴 수 있다니 그야말로 ‘생큐’였다.

그러나 그 환호가 ‘멘붕’으로 바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교대로 일하게 되면서 ‘계획’이라는 걸 짤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명절도 황금연휴도 남의 이야기였다. 휴가는 여름에 1주일, 그마저도 동료들과 지난한 스케줄 조정을 거쳐야 가능했다. 그래도 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월·수·금달과 화·목·토달, 그리고 일요일 근무주만이 존재하고, 주 2일이든 3일이든 시간을 규칙적으로 비우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에는 도무지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하루는 온종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하다가 하루는 쉬고, 그나마 한 달마다 요일이 바뀌니 직장인인지 백수인지 헷갈리기도 했고 시간 개념도 사라졌다. 물론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쉬는 맞교대에 비할 노동강도는 아니었지만, 한 달에 한 번 팀을 짤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우리 팀은 좀 나았다. 오후 10시에 출근해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팀도 있었다. 이 팀은 근무일 잡는 게 더 복잡해서 누가 언제 근무하는지조차 알기 힘들었다. 어쩌다 한 번씩 마주치는 동료 언니는 하소연했다. “분명히 와서 일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우리를 잘 몰라. 내가 유령처럼 느껴져. 그거 알아? 밤에는 정말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 그러면서 내게 못박았다. 절대 이 팀에서 근무할 생각 하지 말라고. 그 팀도 좋을 것 없으니 너도 얼른 다른 데 알아봐서 나가라고 말이다. 그 언니 말마따나 밤마다 마주치는 그 팀 사람들의 얼굴은 창백했고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규칙적인 일상이 얼마나 축복인지 알게 된다. 고아의 상태가 부모를 가장 잘 상기시키는 것처럼 모든 것은 부재를 통해 그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내는 법이니까. 나 역시 그 직장에 다니면서부터 야간근무나 교대근무가 ‘똑같은 일 하고 돈을 더 주니까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교대근무를 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교대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예전의 나처럼 교대나 야간근무를 ‘좀 힘들어도 돈 더 준다는데 좋지 뭐’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초 60대 경비원이 24시간 2교대 근무하다 과로사한 사건처럼 24시간 교대제는 ‘보이지 않는 암살자’나 다름없다. 야간교대근무는 이미 국제암연구소(IRAC)에 의해 발암물질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교대근무를 아무리 오래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유는 그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우리의 신체 리듬이 애초에 교대근무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최저임금이 5580원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최소한 제대로 된 국가라면 경비원 같은 직종은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합법’이라고 정의해주는 대신 밤을 반납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최저임금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빼미는 원래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이지만 모두 알다시피 인간은 올빼미가 아니고, 인간에게 밤은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정지은 |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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