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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아기자기 예쁜 집 짓고 사는 친구집에 다녀왔다.
감자와 양파를 심었다면서 생긴건 그래도 나누어 먹자는
마음 고맙게 여기며 달려갔다. 여기서 사먹어도 되겠지만
얼굴도 보고 집 짓기 상황도 참견할겸...
여건이 되는 만큼씩만 짓는다더니 어느새 집은 모양새를 갖추었고
조금은 더 안정적인 모습으로 지내고 있었다.
이미 작물을 거둔 밭은 좀 쉬고 있고 마당 가까운 밭에는
여러가지 채소와 꽃들이 뒤섞여 자라고 있다.
원래는 많은 꽃들을 심을 계획이었는데 사이사이 채소 씨앗도 뿌렸다고 한다.
꽃밭인가 채마밭인가 자유분방하게 자라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그렇지만 참 좋아 보인다.
가벼운 점심식사후 메리골드와 뽕잎을 섞어 만든
차를 우려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좀 퍽퍽하다 여겼던 근래의 나에게 잠깐동안이나마
시원한 바람 입혀주는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자고 가라는 인사를 받아들고 오늘은 안녕을 고했다.
누구에게나 살아가고 싶은 모양새가 있다. 나에게는 아직 그것이 꿈이지만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하나씩 실행하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숨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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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왔을 때 못 보았던 주변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구옥은 언덕을 배(背)로 삼아 집이 크게 흥할 터는 아니었는데, 친구는 과감하게 방향을 틀어 뒷산을 배로 삼아 집을 잘 앉힌 것 같다. 좌우 용호가 조금 얕지만, 그래도 욕심만 안 낸다면 무난하다.
카레로 점심을 먹고 담소를 나누며 놀다가 헤어질 때 텃밭에서 이것저것 막 따 준다. 시골에 살면 사방 천지가 먹거리들이다. 농사를 처음 지었다며 감자와 양파를 한 상자씩 차에 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