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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가까이에 있는 공주 시장 나들이를 했다.
딱히 목적이 있었던건 아니고 동행한 몇몇분들과 점심을 먹고
마침 장날이라는 한분의 이야기를 듣고 시장 구경에 나선것이다.
다들 바삐 돌아가야 할 부담은 일단 뒤로 하고 편안한 마음과
느릿한 걸음으로...
열무가 연하고 맛있게 생겼다고 참견도 하고 말린 굼벵이를 갈아
먹으면 어디에 좋다는 이야기도 들어가며, 옥수수 뻥튀기도 사고
밭일 할때 입기 좋은-모기가 미끄러져 물지 못한다는-웃옷도
누군가는 구매하고 쑥떡도 사서 광장 의자에 앉아 먹었다.
얼마만에 이런 시간을 가져 보는지 모르겠다고 다들 즐거워했다.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띄는 옷가게가 있어 모두들 자동으로
미끄러지듯 안으로 들어갔다. 서너명이 드니 꽉차는 작은 공간
이었는데 그곳 주인 사장님의 주관이 뚜렷이 엿보이는 전시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집중해서 그리고 있었는데 그의
작업대 위에는 여러 미술 도구들이 놓여 있어서 '아~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사고 싶은 것들을 사고 돌아 나올때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하나씩 고르라며 캘리그라피 문구가 적힌 책갈피를
내미셨다. 각자가 마음에 드는 글귀를 고르게 마련인가보다. 모두 흡족한
얼굴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내가 받은 선물이다.
그래도 되는 거겠지?
숨2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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