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두막 일기/최용우
교보문고/23000/2024
나는 뭐든 단순한 것이 좋다. 먹는 것도 단순하게 먹고, 사는 것도
단순하게 살고 싶고, 글도 시도 그림도 최대한 단순하게 쓰고 그리
고 싶다. 단순하다는 것은 평범하다는 뜻이다. 내 느낌과 의지를 따
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뜻이다.
...................................................................
오래된 것은 경이롭다. 35년전 국문학 교수님이 '국문학 개론' 책
사이에는 단풍잎을 끼워 놓으라고 해서 정말로 단풍잎사귀 주워와
끼워놓았는데, 35년 후 책을 정리하면서 단풍잎 끼워진 책을 발견
하고 한참을 추억에 젖어 서 있었다.
...................................................................
이 세상은 인간과 함께 새와 벌레와 고양이와 온갖 생명체들이 어
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다. 만약 인간들의 탐욕으로 이런 생물체들이
사라지고 나면 인간들은 가전제품과 차와 컴퓨터와 로봇에 둘러 쌓
여 괴물처럼 살아갈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경제만을 최고
의 가치로 여기는 세상이 결코 만능은 아니다.
*본문에서 옮김
아직 등록이 되지 않은 교정본 <오두막 일기>를 읽었다. 복잡한것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일기도 간단하게 쓴다. 있는 그대로...
그래서 남편의 일기를 읽다보면 '이렇게라면 누구라도 쓸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기와 사진이 짝을 이루어 한 페이지씩 담겨있어
일상이 그대로 그려진다.
무얼 잘 모를때, 철이 없던 때(지금도 여전하지만)는 스펙타클한
삶을 동경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주 조금씩 깨달아 가면서 시간이 여기까지 흘러왔다.
나와 맞닿아 있는 것들을 모두 붙잡을수는 없지만, 스쳐 지나가 버리면
그만인 것들을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추는 순간 순간이 이 일기에는 알듯
모를듯 들어 있다.
최용우 일기 시리이즈
https://cyw.pe.kr/xe/index.php?mid=a19&category=1037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