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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노랑 노랑 노랑
2019년 여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노란 리본과 맞닥뜨렸다. 4층 건물 전면을 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내 머릿속에는 ‘노란 리본=세월호’ 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좀 의아했다. 검색해보니 전혀 다른 의미였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을 지지하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리본이었다. 아마 지금도 바르셀로나 곳곳에는 노란 리본이 나풀거리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가 심연으로 가라앉은 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은 계속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다.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10년을 가뿐히 뛰어넘기 때문이다.
4월의 봄은 노란 꽃의 릴레이다. 복수초로 시작해 영춘화, 개나리, 자잘한 꽃다지에 이르기까지 노랑은 멈출 줄을 모른다. 수선화 프리지아 튤립 미모사 거베라는 꽃다발에서도 빛난다. 봄은 확실히 노랑이다. 미국계 영국 시인 토마스 엘리엇은 역설적인 의미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이 구절을 너무 우려먹어서 거의 사골국이 되었으니 4월은 노랑의 달이라고 바꿔 말하고 싶다. 내일,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노란 장미를 한 송이 사야겠다.
정혜덕 작가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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