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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목사

무엇이든 김대철............... 조회 수 536 추천 수 0 2002.11.21 13:17:25
.........
어리석은 목사

예전에
어느 음악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입장권 2장이
아는 분을 통해서 나에게 주어졌다.
순간, 우리교회 남자 집사님 한 분을 떠올렸고. 그에게 동행해줄 것을 부탁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부터 내가 참 어리석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뼈저리게 느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아내는 음악회 입장권을 받는 순간 나와 함께 음악회에 갈 꿈에 빠져있었다.
결혼하고 음악회는 단 한번도 가지 못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으리라
더구나 아내나 나는 음악회를 구경할 기회가 있는 도시출신이 아니고
허구 헌 날 학교에서 돌아오면 들로 산으로 일하러 가야하는 농촌출신이다 보니
음악회 티켓이 주는 의미는 특별한 것이었다.

나로부터 집사님과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자 아내는 무척 서운해했다.
그러나 잘 다녀오라는 말을 나에게 건냈다.
무엇인가 잘못 되어 가는 구나 하고 집사님 댁으로 갔다.

약속시간에 집 앞으로 나온 집사님은
혼자가 아닌 그의 아내인 여집사님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아뿔사! 이게 아닌데...,
더구나 그 여 집사님은 "아니 왜 사모님은 안오셨어요?" 라고 나에게 물었다.
순간 나는 당황하며 " 아 그게...., 0 집사님하고 둘이서만 가려고 했거든요?"

나의 말에 여집사님은 당황하며, "그럼 두분이서 잘다녀오세요. " 하고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 집사님은 얼굴을 이쁘게 화장하고 옷도 신경써서 입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
돌아서는 그 마음을 나는 그때 전혀 몰랐었다.
단지 미안했을 뿐이다.

지금 같으면 그렇게 일 처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을 빌려서라도 아내도 그 여집사님도 함께 동행했을 것이다.
그것이 맞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 당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을까?
우선 그 음악회라는 문화를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가난한 목사의 주머니에 돈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약 5년전의 일이었는데, 그 티켓값이 5만원 이상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 모두 동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에구 돈이 문제라니까?

그날 음악회에 갔을 때, 더 기가 막힌 것은 티켓이 없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이 음악회가 기독교 단체의 찬양음악회라서
원하는 자에게는 입구에서 티켓을 그냥 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두 분의 여인께 고개가 숙여진다.
차라리 집사님 부부가 갈 수 있도록 하든지, 우리 부부만 갔다오든지,
아니면 4인 모두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어리석은 목사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여집사님이 지금도 우리교회에 신앙생활을 잘하는 있다는 점이다.
기적이다.

집사님! 어리석은 김목사를 용서하세요.


댓글 '3'

이인숙

2002.11.21 19:26:52

저희는 결혼하기 바로전 동기 목사님께서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음악회 티켓을 주신적이 있었어요. 관계자를 통해 얻었다면서 9년전 10만원짜리 티켓을 받고 촌스런 저희가 떨리는 맘으로 서울엘 갔었습니다. 음악회는 환상적이었고 끝나고 나와서는 칼국수를 먹은 기억이 나요. 물론 그 이후론 한 번도 그런 자리에 가본적이 없지만 기회가 또 있겠지요. 언제 그런 기회가 된다면 목사님과 사모님 함께 동행하시면 좋겠습니다. 언제가 될려나...

김대철

2002.11.22 10:43:34

사모님 이렇게 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내가 목회를 잘하고 있는 것인지...,? 라고 많이 생각을 합니다.
목회시작하고 나로서는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소망을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짙다"는 말에 두고 있습니다.
나로선 최선을 다하고(그렇지만 늘 만족하지 못하는 최선), 요령피우지 않고 달려온 것 같은데, 좋은 나무가 되기를 바랬는데, 내 그늘에 와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면 좋은 나무가 아니라, 힘들어 하는 나무처럼 보이니 제가 죽을 쌍입니다.

이인숙

2002.11.22 15:28:32

목사님께선 이미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또 이쯤에선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머잖아 나무들이 잘 자리를 잡지 않을까 해요. 목사님을 뵐 때마다 참 선비의 정신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목사님 힘 내세요 저희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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