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글방217]예원이 이야기 (일상)
1.
올해 중학교 1학년인 예원이는 중학생이 되자 작년인 초등학생 때와 생활 면에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 중 하나가 봉사활동에 대한 것입니다.
중학생은 방학 동안에 일정한 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하고 그 증서를 받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에 예원이는 자꾸 미루다가 시간을 놓쳐버려서 하지 못했습니다.
예원이와 친한 친구 아빠가 봉사활동을 했다는 증서를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있어서 일하지 않고 받을 수 있다는 유혹을 친구로부터 받았지만 아내와 나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거짓과 요령으로 살게 되면 평생을 그러한 거짓의 영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니까요.
방학이 끝나기 얼마 전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구립 도서관에서 하기로 하고 그 시간을 채우려고 노력을 했는데 결국 한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그 한시간을 채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한시간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예원이가 봉사를 하게 된 구립 도서관은 원칙에 아주 철저하고 까다로왔기 때문입니다.
봉사활동 시간은 여덟 시간이었는데 이 곳에서는 하루에 2시간만 허락해주었습니다.
그 이상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갔을 때마다 항상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간 적이 있었는데 당연히 퇴짜를 맞았습니다.
‘대강 주말쯤 오너라’ 해서 토요일에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도서관에 가면 ‘아, 다음에 월요일에 오너라’고 해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예원이는 간신히 봉사활동의 시간 7시간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을 더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시간을 마저 채우는 데에 막대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예원이는 한 시간의 봉사활동 증서를 받기 위해 여러 번 헛걸음을 해야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구립도서관은 걸어서 왕복 1시간 정도의 거리입니다.
거리는 그리 먼 편이 아니었지만 경사가 등산하는 것 같이 가파라서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예원이는 퇴짜를 맞고 집에 돌아오면 힘들어서 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한 시간을 봉사활동을 하고 증서를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버렸는지 모릅니다.
그 쪽에서 하도 까다롭게 말을 번복했기 때문에 나는 예원이가 가기 전에 꼭 약속 시간을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정말 약속한 시간이 맞느냐고.. 예원이는 맞다고 확인을 해주곤 했습니다.
며칠 전 월요일에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예원이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봉사를 다 했느냐고 하자 도서관에서 직원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갑자기 대학생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수요일에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예원이는 한숨을 쉬고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풀이 죽어있는 예원이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집에는 나와 예원이만 있어서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탁에 앉아서 나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예원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는 우연이 없다는 것 알고 있지?”
예원이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예..”
“그렇게 도서관에서 예원이에게 까다롭게 대하는 것도 주님이 허락하셨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
“예..”
“그러면 이 경험을 통해서 주님이 예원이에게 가르치시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예원이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귀찮은 일이 있으면 자꾸 뒤로 미루잖아요.. 그러니까 예수님이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시려고 그러시는 것 같아요. 일을 미루면 지금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아주 힘든 일을 겪게 된다는 것을요..”
나는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그리고 예원이의 지혜로운 대답에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새삼 느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미 그들은 자기 안에 많은 깨우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요하게 자기 마음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만 하면 되겠지요..
예원이도 대화를 하면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었습니다.
그녀도 아무리 힘든 것도 예수님께서 무엇인가를 가르치시기 위한 것이니까 결국은 좋은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우리는 웃으며 같이 즐거운 식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깨달음이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2.
예원이와 주원이가 사소한 다툼이 있어서 아이들을 혼을 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화를 내거나 싸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일은 우리 집에서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금 친절하지 않은 태도로 말을 했고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야단을 치자 아이들은 얼어붙었습니다.
내가 화를 내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알아듣도록 작은 소리로 조용조용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야단을 맞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은 아이들에게 충격적인 일입니다.
3-4분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거의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조용해집니다.
혼이 난 후에 예원이는 학원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나는 마음이 아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원이는 워낙 성격이 밝고 낙천적입니다.
그래서 혼이 나도 금방 웃고 풀어집니다.
하지만 예원이는 마음이 여려서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니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웠습니다.
이상하게 예원이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아프고 슬펐습니다.
이 어린 것이 이 추운 날씨에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지.. 상하지는 않았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참 슬퍼졌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가슴이 아팠습니다.
예원이를 혼낸 것은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기적인 마음과 예의 없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그것이 악한 것이며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가르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단을 치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이었습니다.
예원이가 마음이 아픈 것은 아빠로서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픈 마음으로 나는 사랑의 주님을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을 때 주님은 우리를 징계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자신보다 주님께 더욱 큰 아픔과 고통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너무나 아프고 고통스러우시지만 우리가 악한 영들에게 잡히지 않도록, 우리가 천국에 속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안에 있는 악들을 제거하셔야 하시는 것입니다.
하루종일 마음이 아렸던 하루였습니다.
하루종일 글도 써지지 않았고 입맛도 없었고 기운도 없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밤이 되어 예원이가 돌아왔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껴안았습니다.
예원이는 약간 풀이 죽었지만 그래도 표정은 밝았습니다.
나는 물었지요.
“마음이 아프지 않았어?”
예원이는 대답했습니다.
“아빠는 거의 혼 낼 때가 없잖아요. 아주 잘못할 때 외에는..
그래서 정말 반성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예원이를 꼭 껴안고 그녀의 얼굴과 손을 만지작거렸습니다.
“아빠가 예원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예원이는 아빠를 꼭 껴안고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아빠.. 예원이도 아빠 너무 사랑해요..”
우리는 그렇게 한 동안 껴안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아주 행복해졌습니다.
3.
풀어진 예원이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나 : 예원아. 올해는 중학생이 되고 나니 작년의 초등학생 때와 모든 것이 참 많이 달라졌지? 작년만 해도 어린 아이 같았는데 요즘은 부쩍 숙녀가 된 것 같아. 예원이도 느낌이 작년과 많이 다르지? 중학생이 되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뭐였니?
나는 예원이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상대방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니까요.
예원 : 중학생이 되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이 교복을 입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신이 나는지..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익숙해졌어요.
그런데 아빠.. 처음에는 치마를 입고 다니니까 얼마나 불편한지 사람들이 다 내 종아리를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나 : 예원아.. 그런 생각이 잘 들지 않니?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가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
예원 : 예.. 맞아요..
나 : 응. 그런데 그게 다 쓸데없는 생각이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자기에게만 관심이 있지 남이 뭘 하든지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든..
예원 : (웃으면서) 예. 정말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나 : 모든 사람에게 이기심은 다 타고나는 것이란다. 사진을 볼 때 사진 속에서 누구부터 찾지?
예원 : 자기부터 찾지요.
나 : 옆의 친구가 사진이 잘 나와도 내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다면?
예원 : 그건 찾고 싶지 않지요.
나 : 옆의 친구가 눈감고 찍혔어도 내 사진이 잘 나왔다면?
예원 : 그건 잘 나온 사진이지요..
나 : 국을 먹을 때 ‘짜다’고 말한다면 그건 누가 짜다는 것이지?
예원 : 내가 짜다는 것이지요.
나 : ‘배고프다’고 말한다면? 누가 배고픈 거지?
예원 : 내가 배고픈 것이지요.
나 : 그것이 사람이란다. 항상 자기에게 집중이 되어 있지.
내가 외롭고 내가 배고프고 내가 아픈 것이지 남이 외롭고 남이 슬프고 남이 마음이 아프고.. 이런 것을 알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단다.
예원 : 누구나 다 그런 건가요?
나 : 아니.. 오직 자기만 아는 것은 어린 사람의 특성이란다. 어른이 되면 남을 알게 된단다.
남의 마음과 느낌을 잘 알게 되지. 그리고 어릴수록 남의 마음과 느낌을 전혀 모른단다.
예원 : 예.. 아빠. 그런데 친구들 중에도 정말 어린 아이들이 많아요. 남의 느낌과 감정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함부로 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리고. 남자애들은 정말 어린 것 같아요.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너무 어린이들 같아요.
나 : 원래 남자아이들은 여자들에 비해서 정서적인 성숙이 조금 느리단다. 그래서 이성의 친구들을 사귀어도 남자들이 서너 살 위인 경우가 많지. 그래야 비슷해지니까..
예원 : 어른이 되면 남의 마음을 다 알게 되나요?
나 : 꼭 그렇지는 않아. 철이 없는 어른도 많이 있단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 생각만 하고 사람의 마음을 도무지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어. 하지만 이들은 진정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단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마음과 영혼이 발전해야 되..
그렇게 되면 점점 사랑과 지혜가 많아지고 발전해서 자신을 위해 사는 것 보다 남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고 섬기는 것이 즐겁게 된단다.
부모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은 참 아까와하지만 자식을 위해서 쓰는 것에는 참 기쁨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단다. 그것도 어른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지..
영혼이 발전한 어른이 되면 사람의 마음을 느끼고 알고 그 사람의 성품과 특성과 사명과 미래에 대해서도 그냥 느끼고 알게 된단다.
그러한 어른이 될 때 이기심에서 벗어나게 되고 정말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거지..
예원 : 아빠.. 나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나 : 예원아. 너도 반드시 그런 어른이 될 거야.. 너는 지금부터 하나씩 배워가고 있지 않니..
예원 : 우와.. 그러면 너무나 좋겠다..
밤이 늦었고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해야했습니다.
예원이는 아빠의 방에서 자기 방으로 돌아갔지요.
그녀가 정말 아름답고 성숙한 영의 사람, 주님의 사람이 되어가기를 기대하며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정원 목사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