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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나비박사 석주명

이정수............... 조회 수 2120 추천 수 0 2003.10.26 16: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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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284. <조선 나비> 박사 석주명

<조선 나비> 박사 석주명(1908-1950 평양)은 평양 종로보통학교-숭실 고등보통하교-송도고등보통학교-일본 가고시마 고등농림하교 박물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석주명은 일본 가고시마 고등농림학교 졸업 즈음 박물과 교수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일본인 교수는 석주명에게 <석주명 군 , 자네는 한국 사람이네. 다른 일본인이 손대기 전에 자네가 조선 나비를 연구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하네. 한 십 년만 이 분야를 파고들면 모르긴 몰라도 자넨 조선 나비에 관한 한 세게 최고의 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하숙집으로 돌아 온 석주명의 마음 속에 늙은 일본인 교수의 말이 자꾸만 울려왔습니다. <자네가 십 년만 이 분야를 파고들면 조선 나비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학자가 될 것이네!>, 십 년이라...십 년이라... 그 날 밤 석주명은 <조선 나비>에 목숨을 걸었습니다(1929년 21세).

석주명은 귀국하여 모교인 송도고등보통학교 박물교사가 되어 이때부터 조선 나비 연구에 몰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매 년 금강산-백두산-간도 지방-전라도 땅으로 나비 채집 여행을 다녔습니다. 교통과 잠자리가 불편한 것은 물론이요 경제적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조선 나비>에 목숨을 건 석주명은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선 나비>를 채집, 분류, 표본을 만들고, 국내 학계는 물론 국제 곤충학계에는 에스페란토어로 논문을 작성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석주명의 일생 동안 그의 손을 거쳐간 <조선 나비>는 무려 75만 마리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기를 꼭 10년 만에 석주명은 1938년 그의 나이 30세 되던 해, 영국왕립 아시아 학회로부터 <조선 나비 총목록을 집필해 줄 것>을 의뢰 받았습니다. 석주명은 학교를 휴직하고 <조선 나비 연구>에 몰두 1940년(32세), 마침내 총 248종에 이르는 <조선 나비 총목록>을 만들어 출판하였습니다.

석주명은 요즈음 말로 정규 박사 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었으나 세계 생물학계가 알아주는 진짜 박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일본 식 이름으로 된 우리 나비와 식물의 이름을 우리말로 바로잡고, 20여권의 책과 130편의 논문을 남겼습니다. 석주명은 한 분야에 10년을 파고들면 그 분야에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10년이라! 나는 그리고 너는 어느 분야에 10년을 바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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