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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바흐

이정수............... 조회 수 1156 추천 수 0 2003.10.26 16: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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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299. 내 남편 바흐

요한 세바스챤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부인 안나 막달레나 바흐가 쓴 <나의 남편 바흐>를 읽는 동안 밑줄 친 대목 몇 군데를 소개합니다.

*어느 날 내가 그의 방으로 불쑥 들어갔을 때, 그는 마태수난곡 중 알토 독창 <아, 골고다>를 쓰고 있었습니다. 평소 편안하고 혈색 좋았던 그의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되고 잿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순간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그는 내가 방안에 들어 온 줄 몰랐습니다.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와 그의 방문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음악을 듣는 이들이 그가 이렇게 고통스럽게 작품을 쓴다는 것을 알고 들을까요!

그는 그가 그토록 힘겨운 고통 속에서 곡을 쓴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나는 그 사실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하나님만이 볼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바흐는 자신의 훌륭한 재능을 조금도 뽐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그렇게 훌륭한 재능을 가졌는지 조차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는 음악만이 진실한 유일한 생명이었고 음악가는 다만  하나의 악기일 뿐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뤼네부르크에 머무는 동안 학교 도서관의 모든 악보를 철저히 연구하였고, 각고의 노력으로 그 만의 독자적인 운지법을 고안 해 냈습니다.

*그는 라이켄 씨의 오르간 연주를 듣기 위하여 돈은 물론이고 먹을 것조차 준비하지 못한 채 걸어서 그 머나먼 함부르그까지 음악 여행을 떠나곤 하였습니다.

*언젠가 그가 내게 조용히 말하였습니다.
"내가 연주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음악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오. 내가 연주하는 그 자리에 그 분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언제나 그 분들이 내 앞에 앉아 내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생가하며 연주한다오!"

음악의 아버지, 음악의 바다라고 불리우는 <요한 세바스챤 바흐!>.
음악 역사에서 그의 존재가 그렇게 거대한 것은 그의 음악적 천재성이나 기교는 다만 부수적 조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보다는 음악에 대한 그의 순수한 사랑, 도서관 소장 악보를 몽땅 독파하는 뜨거운 정성, 더 훌륭한 연주자를 사모하여 굶어가며 걸어서 머나먼 함부르그까지 갈 수밖에 없는 내적 열정, 새로운 운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무엇보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음악적 장인 정신!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 남편 바흐, 아나 막달레나 바흐, 김미옥 역, 우물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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