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
번화가인 서울의 을지로 뒷골목에는 봉제공장, 인쇄소, 종이 만드는 공장 등 갖가지 영세업소들이 벌집처럼 빈틈없이 들어서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 홀로 사장’들이다. 그들은 대개 점심을 식당에서 시켜먹는다.
백반이나 찌개, 또는 생선구이 등을 주문하여 먹고 식반을 신문지로 덮어 점포 앞이나 계단에 내놓는다. 바람이 불면 남은 음식 속으로 먼지나 오물이 얹히기 일쑤지만, 언젠가부터 그 음식들을 눈치보며 허겁지겁 먹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때로는 여인이 비닐 봉지에다 담아가기도 하고, 혹은 폐품을 주워 연명하는 할아버지께서 마치 꿀꿀이죽처럼 지저분하게 남겨진 음식찌꺼기를 두 손으로 부지런히 드시기도 했다. 그날도 언덕배기에서
뒤로 미끄러지면 수레와 상자의 무게에 깔려 끔찍한 일을 당할 것만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손으로 눈을 털며 계단에 앉아 남은 찬 음식을 들고 계셨다. 따뜻하고 정갈한 음식도 들기 어려울 연세에, 이미 얼음장 같은 음식들은 잘 넘어가지 않는 듯 보였다. 그때 옆 가게에서 누군가가 나왔고, 할아버지께 따뜻한 물과 소주를 조금 가져와 말을 붙이는 이가 보였다. 다음부터는 깨끗이 보관해둘 테니 자주 오시라는 말을 했고, 할아버지는 연신 고맙다며 인사했다. 그리고 일이 있어서 술은 마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셨다. 그 뒤로 알게 모르게 여러 주민과 영세업자들은 누구나 이심전심이 됐다.
꼭 먹을 음식만 손 대고 깨끗이 가다듬어 식반을 내어놓게 되었다.
이들 모두 어떻게든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 김종천, <한겨레신문> 2002년 2월 14일자 '희망찾기'에서
백반이나 찌개, 또는 생선구이 등을 주문하여 먹고 식반을 신문지로 덮어 점포 앞이나 계단에 내놓는다. 바람이 불면 남은 음식 속으로 먼지나 오물이 얹히기 일쑤지만, 언젠가부터 그 음식들을 눈치보며 허겁지겁 먹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때로는 여인이 비닐 봉지에다 담아가기도 하고, 혹은 폐품을 주워 연명하는 할아버지께서 마치 꿀꿀이죽처럼 지저분하게 남겨진 음식찌꺼기를 두 손으로 부지런히 드시기도 했다. 그날도 언덕배기에서
뒤로 미끄러지면 수레와 상자의 무게에 깔려 끔찍한 일을 당할 것만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손으로 눈을 털며 계단에 앉아 남은 찬 음식을 들고 계셨다. 따뜻하고 정갈한 음식도 들기 어려울 연세에, 이미 얼음장 같은 음식들은 잘 넘어가지 않는 듯 보였다. 그때 옆 가게에서 누군가가 나왔고, 할아버지께 따뜻한 물과 소주를 조금 가져와 말을 붙이는 이가 보였다. 다음부터는 깨끗이 보관해둘 테니 자주 오시라는 말을 했고, 할아버지는 연신 고맙다며 인사했다. 그리고 일이 있어서 술은 마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셨다. 그 뒤로 알게 모르게 여러 주민과 영세업자들은 누구나 이심전심이 됐다.
꼭 먹을 음식만 손 대고 깨끗이 가다듬어 식반을 내어놓게 되었다.
이들 모두 어떻게든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 김종천, <한겨레신문> 2002년 2월 14일자 '희망찾기'에서
첫 페이지
772
773
774
775
776
777
778
779
780
781
782
783
784
785
786
787
788
789
790
791
792
793
794
795
796
797
798
799
800
801
802
803
804
805
806
807
808
809
810
811
812
813
814
815
816
817
818
819
820
821
822
823
824
825
826
827
828
829
830
831
832
833
834
835
836
837
838
839
840
841
842
843
844
845
846
847
848
849
850
851
852
853
854
855
856
857
858
859
860
861
862
863
864
865
866
867
868
869
870
871
872
873
874
875
876
877
878
879
880
881
882
883
884
885
886
887
888
889
890
891
892
893
894
895
896
897
898
899
900
901
902
903
904
905
906
907
908
909
910
911
912
913
914
915
916
917
918
919
920
921
922
923
924
925
926
927
928
929
930
931
932
933
934
935
936
937
938
939
940
941
942
943
944
945
946
947
948
949
950
951
952
953
954
955
956
957
958
959
960
961
962
963
964
965
966
967
968
969
970
971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