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 마당에 있는 장독대의 모습을 매월 1일에 찍습니다^^"

1999년 추석에 있었던 일 2

돌쇠용우 최용우............... 조회 수 3045 추천 수 0 2001.12.10 10:23:36
.........
■13 샬롬!
비 그친 후, 하늘이 너무 높아져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완연한 가을
입니다. 저는 지난주 월요일 짐 싸들고 고향인 전남 장성에 내려가서
추석을 잘 지내고 10일만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어쩌면 마지막 휴가(?)가 될 지 몰라 큰 맘먹고 내려가서 그 동안 자주
뵙지 못한 어머님과 모처럼 좋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죽어도 자기는
틀림없이 공주님이라고 믿는 좋은이와, 여우같은 밝은이의 무차별 재
롱에 어머님의 입이 다물어지질 않으셨습니다.
애기들 싸우는 소리, 울음소리, 엄마의 고함소리, 강아지에게 쫓겨 달
아나는 좋은이의 비명소리... 정말 모처럼 사람 사는 소리가 난다며 혼
자 살아가시는 환갑 넘으신 할머니.....무척 기뻐하십니다.
이렇게 있다가 다시 가족들이  다 돌아가 버리면, 어머님은 또다시 수
도하듯, 긴긴 침묵의 시간들을 사시겠지요.
개척교회를 시작하기 전 빚을 갚듯 이렇게 한 열흘동안 어머님의 곁
에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 또 이렇게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어머님
곁에 있게 될지...

■14 김또냐 선교사님과 함께!
추석을 맞이하여 러시아에서 온 김 또냐 선교사님 (41세,여)을 저희
집에 모셨습니다. 아우와 같은 학교에서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데 추석
에 마땅히 갈 곳이 없으시다 기에 저희 집에 모셔서 대접 하였습니다.
한국에 오기 위하여 2년동안 한국말을 공부하셨다고 하는데 어렵지 않
은 일상적인 말은 대부분 잘 하셔서 언어소통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
었습니다.  
추석날 오후에 잠깐 비 개인 틈을 이용하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 백양사에 모시고 갔습니다. (선교사님을 절에 모시고 가
다니???) 한국의 대표적 종교인 불교에 대해 그 절이라는 곳을 실제로
견학시켜 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모셨습니다.)
화려한(?) 단청하며, 고약한 인상의 사천왕문(四天王門), 그리고 불상
(佛像)같은 사진으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면서 매우 신기해 하시더
군요. 불상 앞에서 멋지게 양복을 빼 입은 신사가 궁둥이를 하늘높이
쳐들고 절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마음 아파하시는 표정이었습니다.
절구경을 하고 나오면서 지역 특산물인 산채나물 정식을 먹었습니다.
산나물 반찬이 가득찬 화려한 식탁을 보면서 뭘 먹어야 할 지 어리벙
벙...하도 많아 세어 보니 반찬이 30가지나 되었습니다.
산채정식 8,000원 뒤에 후식으로 숭늉이나 커피를 무료로 줍니다. 장
성 백양사에 단풍구경 오실 분들은 꼭 산채정식을 드셔 보십시오. 바로
산에서 캐 온 나물들로 만들어진 진짜 기가 막힌...꿀꺽!
큰 딸내미 최좋은(49개월)이는 선교사 아주머니가 맘에 들었는지 옆
에 촐싹 붙어서 가시는 날 까지 떨어질 줄을 몰라 했습니다. 거의 1년동
안 가족과 떨어져 계신 선교사님은 친 딸처럼 좋은이를 사랑해 주셨구
요.
선교사님 때문에 가장 놀라신 분은 어머님이십니다. 60평생에 처음 외
국인을 집에 모셔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그 분
의 생애에 얼마나 파격적인 일이었을까요! 선교사님은 어머님의 아픈
부분을 붙잡고 러시아어로 기도까지 해주셨습니다. 한참동안 너무나도
간절히...(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15 가족찬양대회- 1등하다!
모 교회의 오랜 전통으로 매년 명절 때 온 가족들이 모여 [가족찬양대
회]를 하는데 올해 우리 가족이 최고상인 1등을 했습니다. 할렐루야!  
타향에 나가 있던 자식들이 명절이라고 돌아오는 때를 맞춰 교회에
모여 '온 가족'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귀한
모습입니다.
올해는 추석 날 밤 금요일에 약 20여 가족이 참여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고 내 맘에 근심 쌓일 때(93장)'를 부르자고 고집을 피우신 어머님
을 설득시켜 '구주를 생각만 해도 얼마나 좋은지(85장)'를 불렀습니다.
결국 어머님은 삐치셔서 입만 벙긋벙긋 하셨답니다. (에그..명절날 눈
물이 앞을 가리고...가 머야)
오랫동안 가족찬양대회에 참석하여 얻은 노하우(?)는 어쨋든 '씩씩하
고 큰 목소리로 부르면 좋은 성적을 내더라.'입니다.
고맙고 감사하고 하나님의 사랑이 넘치도록 가득한 그곳, 모두들 진실
로 주님을 찬양하는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16 모교회에서 설교하다!
지난주일 저녁예배는 참으로 감개가 무량한 예배시간이었습니다.
고향교회의 강단에서 고향출신 목회자가 그리운 얼굴들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그 시간은 정말 은혜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60여명밖에 안 되는 성도들이었지만 한 분 한 분의 얼굴들이 어찌
그리 예쁘고 향기가 나던지요.
모두들 고향교회 출신 전도사가 교회를 개척한다고 하니 기도로, 물질
로 돕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너무나도 감격스러웠습니다. 그 행복한 교
회와 성도들의 이름은  장성 장사교회입니다.

■17 비밀스런 시간
특별히 이번 휴가기간중 산에 올라가 산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려가는 날부터 계속 밤낮으로 비가 내리는 바람에 산에는
한번도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신 밤에 길을 걸으며 세시간씩 기도를 했습니다. 10∼20키로미터
씩 길을 따라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며 조용히 하나님을 만나는 신비
스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님께서 들꽃피는교회에 대한 구체적인
여러가지 생각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혼자 천천히 걸으며 너무나도 그
분의 사랑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린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18 귀곡산장!
시골에 내려간 첫째날 밤에 우산을 쓰고 길을 걸으며 하나님과의 은
밀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은 새벽 1시쯤!  
어느덧 저의 발걸음은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의 입구에 닿아 있었습니
다. 벌써 오래 전에 폐교가 되어 버려진 학교입니다.
교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감겨 있고, 학교도 2층짜리 한 동만 남겨놓
고 다른 작은 건물들은 허물어지거나 철거된 상태였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아! 이런 공간이 하나만 나에게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하며 (충주의 갈릴리마을 처럼 꾸며야지) 그 옛날 자주 애용하던 개구
멍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잡풀들을 헤치고 본관에 닿아 현
관(옛날 교무실)문을 밀어보니 삐꺽! 열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옳지! 들
어가서 이곳이 선교쎈타가 되도록 해달라고 기도로 찜해놓고 나오자!
슬그머니 들어가서 텅 빈 교무실 한 가운데 서니 갑자기!! 우시시시
시시시시시시시시시......귀,귀신소리가..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며 벽에 착 기대어 섰더니 욱! 발 밑에서 물
컥! 밟히는 것은 떵이었습니다. 떵! 떵이 무엇이냐구요?  떵도 몰라요?
노란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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