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잃어버린 우산은 열개쯤 되나보다. 열개만 잃어 버렸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정도만 잃어버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ㅎㅎ
비오는 날 밖에만 나갔다 오면 들어올 땐 빈 손이다. 그래서 아예 비가 오면 외출 금지다. 가까운 거리는 왠만큼이면 그냥 갔다오라 한다. 언젠가 이 얘길 아는 분이 듣고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왠만하면 그냥 다니라고 할 수가 있어?"
그건 모르는 소리다. 꼭 필요해서 나가게 되면 다른건 관두고 나는 우산 잘 챙겨 오라는 소리를, 준비하면서 너댓번은 한다. 그소리가 듣기 지겨워 남편은 대답도 안하지만 들어 오는 길 역시 빈손!
얼마전 세마나가 있어서 2박 3일 다녀오는 길에 마침 비가 와서 우산을 오천원 주고 샀는데 차에다 그냥 놓고 내렸다는 것이다. 아이구~ 아까워라 우산! 그날 학교에 갔던 좋은이도 차에서 내리면서 우산을 두고 왔다고 어떻게 하냐고 야단이다. 할 수 없지, 두고 내린 걸 어떻게 찾냐고 했지만 깜박 깜박 하는 부녀간이 참 닮아서 웃음이 나온다.
오늘은 좋은이가 새 우산을 샀다. 햄스터가 그려진 핑크색 우산이다. 새우산 사놓고 또 잃어버릴까봐 대충 집에 있는 우산살 삐져 나온걸 쓰고 다니게 했더니, 학교에선 다른 애들은 다 어린이 우산 가지고 다닌다며 조르길래 오늘은 학교앞 문방구에서 하나 사라고 했다. 집에 오자마자 자랑이다.
그래 참 예쁘다! 좋은이 좋겠네. 이젠 잃어버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