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밝은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고 얼마후에 한국이웃사랑회에서 나온 하트모양의 작은 저금통을 가지고 왔습니다. 6월까지 이 저금통에 동전을 채워서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것이지요. 자신의 저금통에 돈을 넣는다는 재미로 날마다 엄마 아빠에게 손을 벌립니다.
몇주전 장성에서 할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그리고 가실 때
"아야, 밝은아~이건 너 갖고 이건 느그 언니 주니라!"
하시면서 언니에겐 만원짜리 한장을, 밝은이에게는 동생이라고 오천원짜리를 주셨습니다.
할머니가 다시 내려 가시고 난 후에 밝은이가 갖고 있을 오천원짜리를 찾았습니다. 헤헤 엄마가 쓰기 위해서지요. 지금껏 손님들이 가끔씩 아이들에게 과자 사먹으라며 천원짜리나, 오천원짜리 어떨땐 만원짜리를 주고 가시면 이내 엄마인 저는 그 돈을 보관해 주겠다고 꼬시면서 과자를 사주는 것이 아닌 엄마가 필요한 곳에 썼던 재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미안한 맘을 가지면서도 말이지요. 이젠 아이들 몫이니까 그런 돈들이 생기면 저금통에 넣게 하거나 주일날에 헌금을 하게 합니다. 제가 반성을 했지요.
"밝은아! 아까 할머니가 주신 돈 어디 있어?"
"그거 돈 사랑표 저금통에 넣었는데요?"
아니 이런! 그렇게 잽싸게 갖다 넣다니! 과연 확인해 보니 꼬깃 꼬깃 접어서 이미 저금통속에 들어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안타까운 마음에 입맛을 쩝쩝 다시는 내 자신의 부끄러움이 양심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버지, 저 이정도밖에 안되는군요!'
아주 짧은 순간에 숙연해진 나는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저금통을 가득 채우면 뭐하나. 아깝다는 생각만 가득 들어 있을 뿐일텐데 그것이 어찌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마음으로 해야지...'
저금통에는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요]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뺀 나머지 어려운 아이들이 아닌, 우리 아이들까지 포함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이리라.
밝은이 말처럼 지금은 정말 진정한 마음의 사랑표 저금통이 가득 차기를 날마다 손을 벌리는 아이에게 사랑을 담아 쥐어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