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미역국은 커녕 늦잠을 자는 바람에 푸다닥 일어나 아이들 준비시켜 유치원과 학교 보내느라 정신없이 허둥댔다. 정류장에 올라 가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오늘 아빠 생일인데, 너희들은 아빠에게 뭐 선물할거여?"
밝은: "아빠, 깜작 놀랄 선물을 할께요오! 기다리세요오~"
좋은: "아빠는 뭐를 제일 받고 싶으세요?"
아빠: "음..말 잘 듣는 선물 받고 싶어"
좋은: "그래요? 그럼 제가 아빠 말씀 잘 듣는 선물 드릴께요."
생일이 뭐 대수인가!
하지만, 아이들에게 아빠의 생일(혹은 부모의 생일)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아내에게 케잌을 하나 사오라고 시켰다. (참, 멋대가리 없는 마누라. 이런 가정의 빅 이벤트를 입 싹 씻고 그냥 지나치려 하다니...지금 제정신인가?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띄워도 시원챦을 판인데.)
유치원에서 돌아온 밝은이는 밖에 나가 여기저기 피어 있는 꽃을 꺾어 물병에 꽂아가지고 들어왔다.
"아빠. 예쁘,지요?"
"그래, 정말 예쁘다.
"아빠, 저는 지금 아빠 말씀 계속 잘 듣고 있는중 이지요?"

아내가 사 온 쬐꼬만 케잌에 큰 초3개 작은 초 9개를 꽂고 생일 축하 합니다.
하고 노래 부르며 거룩하게 생일 축하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아이들은 아빠를 위해서 밥 다 먹고 노래를 불러 준다고 약속 했다.
좋은이는 계속 말을 잘 듣는 중이다.

(엥~ 웬 초가 이리 많아?)
...
그런데... 마누라는 아직까지도 생일선물이 없다. 그 흔한 뽀뽀선물 한번 안해주고 ...
그냥 입 쌱 씻고 말 모양이다. 월요일 완도 갔다오고,
어제 밤에 사모님들 모임 그 피곤함이 아직 안 풀렸다고
그냥 이쁘게 뒤집어져 자고 있다.
= 내년을 위해서 올해의 생일 풍경을 기록으로 남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