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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여름에 심심해 하는 노권사님 두 부부를 모시고 부여에 간 일이 있었다.
걷는 것도 불편한 노인들이라,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내 가방에 넣어 메고 다녔다.
"사모님, 사모님은 젊고 이뻐서, 가방을 업어도 이쁘시네요"
우리 서권사님이 사랑으로 하신 말씀이다.
권사님이 연세도 많으시고, 허리가 유난히 구부러진 상태라, 성경, 찬송을 가지고 교회에 오시는 것조차 힘들어 하신다.
"권사님, 아이들 학교에 메고 다니는 것같은 가방 있잖아요. 그런 가방에 넣어 메고 다니시면 어떨까요?
학생이 있는 집에는 그런 가방이 흔할텐데, 혹시 손주들 쓰던 것 있나 알아 보세요"
그 다음 주로 권사님은 가방을 구해서 메고 오셨다.
"권사님 어떠세요? 좀 편한 것 같으세요?"
"녜, 훨씬 낫네요. 뒤에서 잡아 당겨 주니까, 허리가 좀 펴지는 것도 같고, 좀 더 잡아 당기라고 내가 엄한 책도 넣어 가지고 왔어요"
"권사님이 가방을 업은 것도 이쁜데요"
"아이고, 사모님도....."
오늘 천일공업사에서 권사님이 날 잡아 당기시면서
"사모님, 화장실이 어딜까요?"
"글쎄요, 어디 있긴 있을텐데...."
화장실을 찾아 모시고 가서, 볼 일 보러 가시는 권사님 뒷모습을 잽싸게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