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 마당에 있는 장독대의 모습을 매월 1일에 찍습니다^^"

세탁기?

해바라기 이인숙............... 조회 수 2157 추천 수 0 2002.05.04 21:45:00
.........
만으론 3살이지만 올해 5살인 밝은이는 요즘 한창 멋부리기에 열중이다. 밝은이 서랍장에서 죄다 뒤집어 맘에 드는 옷을 고른다.
새로운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는지, 입는 것도 이상하게 입는다. 꼭 뒤집어 입는 것이다. 그리고 서너개씩은 입는다. 양말은 뒤꿈치가 거의 발등위에 볼록 튀어 나와 있고, 많이 꽂으면 예쁜줄 알고 머리핀은 있는대로 찾아서 틈도 없이 찔러 놓고는 예쁘냐고 반드시 묻는다.
요즘은 머리핀이 그나마 반절 이상은 줄었다. 유치원에 매일 두개씩 꽂고 가는데 올 때는 머리에 아무것도 없다.
"엄마! 두개로 묶어 주세요. 핀도 두개 꽂고요, 꼽슬은 싫어요. 저는 윤미진이 싫어요(미진이가 두갈래로 땋아 오는데 미진이가 절 때려서 싫으니까 미진이처럼 하는 머리 모양도 싫다는것)"
하루는 주일날 어린이 예배에 가면서 치마를 입혀 보냈다. 흰색 스타킹과 함께. 집에 돌아 와서는 뜬금 없이  하는 말이,
"엄마! 자꾸만 세탁기가 내려와요."
"세탁기?"
도대체 무슨소린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가 밝은이가 스타킹을 끌어 올리는 걸 보고는 우하하하! 세탁기?
스타킹이라고 하는 소리를 세탁기로 알아 들었나 보다. 따라 해보라고 하면서 몇번을 고쳐 줬지만 지금도 밝은이는 스타킹을 신을 때마다 꼭 세탁기 라고 한다.

댓글 '3'

최용우

2002.05.04 22:32:42

아니, 그 고무줄 떨어진 세탁기..아니..스타킹..그거 고무줄도 안 넣고 교회가는데 입혀 보냈단 말여 시방?

이인숙

2002.05.05 08:46:03

흥! 누가 고무줄이 빠졌는줄 알았남?

이인숙

2002.05.05 19:34:05

민들레사모님! 오늘 돌아가시고 난 뒤 보니까 세탁기를 사오셨네요. 그것도 좋은이 밝은이꺼 따로! 화사한 세탁기를 밝은이가 입고 다니면서 이제는 내려올 걱정 덜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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