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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님의 '모든 것에 감사 할 때' 의 이야기에 나오는 부인이 꼭 나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고가며 마주치는 사람도 거의 없고 동행이라면 이따금 나비 한쌍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팔랑거린다.
창밖을 바라보며 마당에 매여 있는 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한참을 그렇게 서로 뚫어져라 있다.
"똥은 한군데에 싸야지 이렇게 원을 그리며 싸면 어떡하냐. 해피야, 너도 형 별이처럼 의젓하고 똘똘해야지, 밥은 왜그리도 많이 먹어?" 그렇게 잠시 개들을 참견하다 똥을 치워주고는 들어온다.
열어 놓은 문으로 들어온 뚱개벌 한마리가 이리 저리 둘러 보고는
별 볼 일이 없는지 나간다.
'파리채로 널 칠 뻔 했는데 잘 나갔다!'
한바탕 꽃이 필 때 밀물처럼 오던 사람들, 우수수 지고 난 뒤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틈마다 자리마다 쉴 새 없이 올라오는 잡초들이 벌써 무성하다. 뽑아 주는 일도 어느 정도지 정신이 없다.
텃밭에 자꾸만 피어 오르는 예쁜 제비꽃도 나에겐 풀이다. 자꾸만 뽑아도 생명력 강한 이녀석은 또 자란다.
남편은 글을 쓰다가 글감에 맞는 사진을 찍으러 손바닥 보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덜렁 덜렁 밖으로 나간다.
점심엔 두릅 데친것, 한주먹 뜯어온 취나물 무침. 위장에 좋다는 지천으로 깔린 돛나물에 들에서 자란 달래 된장찌개다.
봄이면 버리면서(?) 먹는 것들, 시장 가면 이런 것들 사라고 불러대지만 그냥 휘이익 하고 지나온다.
우리를 아는 몇몇 사람들은 우리를 부러워 한다.
그리고 우리처럼 살고 싶다고 한다.
시골 생활 4년째, 짐작컨대 우린 도시속으로 다시 들어 갈 것 같지는 않다. 빵빵 거리는 차 소리보다 부지런한 새의 맑은 지저귐으로 잠을 깨고 싶고 높은 건물, 섞여진 이상한 매연 보다 푸른 하늘 지붕 삼고 두팔 벌려 푸르게 자라는 나무들의 그 향기를 더 맡고 싶다.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들의 이름을 외우며 벗을 불러 잠시 노닥거리는 오후 시간도 갖고 싶다.
직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잘 모르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나도 자연처럼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자로 주님 안에 그렇게 거하고 싶다.
나의 작은 것이 나누어지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서로에게서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