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쉬는 날이라 모처럼 주방 정리를 했다.
비가 많이 온 장마기간동안 여기 저기 곰팡이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그동안도 보이는 대로 닦아내고 햇볕에 말리고 해서인지 덜 힘들게 일을 끝냈다.
내친김에 냉장고도 정리하고 1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주방 기구들을 꺼내서 버렸다. 언젠가는 사용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구석 구석 보관했던 것들, 몇 번씩 경험하면서도 자리를 차지하게 하고 있다가 버리곤 한다. 속이 다 후련하다. 무언가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듯 하여 개운한 것이다.
ㅎㅎ 오늘은 얻은 것이 하나 있다.
정리를 하다 보니 웬 통이 하나 있어 열어보니 글쎄 된장이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세상에...여기 이렇게 된장이 있는 줄을 왜 여태 몰랐을까! 그것도 모르고 된장 없어서 사야겠다고 그러고 있었으니...
시댁에서 가져다 놓은 된장인데 한 번도 열어보지 않고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시어머님 된장 맛은 아주 일품이다. 이렇게 맛있는 된장을 놓아두고 사먹은 생각을 하면... 으이구...이래서 나이 먹는다고 하는 건가??
잘 익은 된장을 작은 통에 나누어 냉장고에 넣어두니 마음 흐뭇하기 그지없다.
"엄마가 끓여 주는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어요!" 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일은 된장에 두부와 풋고추를 썰어 넣고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야겠다.
2007.8.25 ⓒ이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