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옷을 감아 놓은것처럼 찐덕 찐덕하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나절이 되니 좀 숨 쉴만해진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위에 집중하게 되어 더 더워지는 것처럼
느껴지니, 차라리 움직이면서 땀을 흠뻑 흘려 버리는 것이
더위를 이기는 한 방법이기도 한 것 같다.
늦은 오후에 잠깐 그동안 말려 놓은 꽃들을 갈무리 했다.
지난번 아깝게도 좋아하던 꽃중의 하나였던
아카시아꽃이 벌레를 먹어 모두 쏟아 버리고는 다른 꽃들도 그럴까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하게도 아직은 그런 꽃은 더이상 없다. 그러고보니 단내가 나는 꽃에는 그렇게 벌레들이 꼬인다.
힘들여 꽃을 따고 아기 돌아보듯 살펴서 말린 꽃들을 그냥 버리게 될 때는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 들면서 꽃 따는 일을 잠시 뒤로 했다.
습도가 높아 말리기도 어렵거니와 여름 꽃은 좀 강해서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몇 생각해둔 꽃은 따려고 한다.
잘 말린 꽃으로 차를 만들어 마실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