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 마당에 있는 장독대의 모습을 매월 1일에 찍습니다^^"

한여름 매미소리

해바라기 이인숙............... 조회 수 1893 추천 수 0 2008.08.09 14: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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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넘어 갔고, 이제 막바지 여름이 끝날동안
따갑디 따가운 햇볕이 모든 곡식과 열매를 맺는 것들에게
어서 어서 튼실한 결실을 서두르라고 하는것 같다.
온세상이 매미의 세상인양 사방에서 매미가 노래한다.
매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어릴적 마루에 앉아 엄마가 쪄주신
옥수수와 감자를 먹던 기억이 난다. 어려서 그렇게 들렸는지
지금의 매미소리보다 더 시끄럽게 들렸던것 같다.
마당의 빨랫줄엔 고추잠자리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앉아 있고,
대문옆 그늘 시원한 흙바닥에선 누렁이라고 불리는 개가
세상 편하게 늘어져 하품하며 자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러다 그 시끄러운 매미들에게 남동생이 소리를 한 번 꽥
지르면 아주 잠시동안 매미소리가 뚝! 그치고, 잠자던 누렁이는
놀랄것도 없다는듯 한쪽귀만 씰룩 마루쪽을 향하고는 이내
다시 눈을 감고, 한동안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가 어디론가
휭~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이내 매미소리는 다시 한여름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바람 한 점 없는 오늘, 집 앞 감나무에선 그 옛날 그때처럼
매미가 맴맴 거리고, 아이들은 입이 궁금하여 다람쥐같이
냉장고를 번갈아 오고가며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고
어렵게 원고를 마감시킨 남편은 오랫만에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자료를 정리한다. 그러다 어떤 찰라의 정적이 찾아오면
나는 일어나 얼음을 꺼내 입에 물고, 아이들에게 책상 정리
하라고 쓸데 없는 잔소리 한 번 하고 다시 지리한 한여름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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