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 마당에 있는 장독대의 모습을 매월 1일에 찍습니다^^"

[백두산 비젼트립 4] 유언장

해바라기 이인숙............... 조회 수 1782 추천 수 0 2008.08.18 21:53:59
.........
8월 11일

난 죽음앞에 서보지 못했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가족을 생각하며 진지해지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누구라도 말이다.  각자 순서가 다를뿐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 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게 아닐까!
이제 내 앞에 죽음 이라는 것을 하나 남겨 놓았다 생각하고, 우리는 유언장을 작성해 보기로 했다. 좀 나이가 어린 학생들은 그렇게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것 같다. 나 또한 아직은 조금 더 있다가...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세월을 저만치 보내신 분들은 그 연륜에서만 나오는 또 다른 색깔이 있겠지!

바쁘게, 또는 열심히, 한동안 웃고, 울다가, 정신없이 다니던 길 어느 틈바구니에서 가던 걸음 잠시 멈추어 우린 하얀 백지를 받아든다. 그리고 정지된듯한 시간 바닥에 아지랑이처럼 하나씩 피어 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그 누군가를 향해 진심으로 펼쳐 놓게 된다.

유언장!! 유언장...부끄러움이나, 가식이 들어설수 없는 자리이다. 장난스러움도 안된다. 지금 진실해 질수 없다면 참 슬픈 일이다. 그런데, 백지를 앞에 놓고 난 무엇이라 써 내려가기가 정말 어려웠다.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그리고 다른 나의 가족들에게도 얼굴이 화끈거리도록 그 말을 내 놓을수 없는 나를 발견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남이 볼새라 얼른 얼굴을 감추긴 했지만 순간 하나님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잠시나마 보게 해주셨다. 그것은 '넌, 그런 사람이야!!' 라는 질책이 아닌 그저 말없이, 그러나 따뜻함으로 바라봐 주시는 사랑의 눈길 같은것...그런것...

아이들이 시험지 답안 써내듯 얼른 후딱 해치우고 정지된 정적을 일순간에 흔들어 깨웠다. 그 흐름속에서 나도 조금은 담담하게 유언장을 써 내려갔다. 덜 심각하게...그러나 진심으로.
누구나 한번씩은 이런 시간앞에 자신을 세워보는 일이 필요하다 여겨졌다. 생각하는것 보다 더, 나와 가족 이웃이 다르게 느껴진다.

댓글 '3'

용현아빠

2008.08.19 10:16:03

유언장이라.. 여행 기간 중에 그러한 시간도 있었군요.. 유언장이라~~~.. 여호수아가 생각납니다.. "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다 ".. 고 말했던....

이인숙

2008.08.19 17:00:54

이런 시간들은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것 같았어요!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언제 한 번 해 보세요...ㅎㅎ..

한청연

2008.09.08 16:21:34

유언장
2008, 8, 11(월) 백두산 가는 배안에서 pm 21:00 이인숙
<가족>
남편께 -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주신 마치 예수님 같은 분이었어요.
평소 최선을 다해 섬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이 세상에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로 주님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리길 바래요.
큰 딸 좋은아! - 예쁘고 착하게 잘 자라주어서 고맙고 네가 엄마의 딸이었다는 것이
고맙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아빠 잘 도와드리고
이 세상에서 정말 행복한 여자로 살길 바란다.
작은딸 밝은이! - 언제나 엄마의 행복이고 기쁨이었단다.
네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언제나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께
네가 가야할 길을 물어 온전하게 삶을 살아가길 바래.

너희의 꿈대로 두 자매가 화가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길 바란다.
그리고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어라 너희 모두를 사랑해!

<사랑하는 나의 엄마!>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최선의 삶을 사신 엄마를 존경합니다.
좀 더 잘 해드리지 못해 죄송했어요.
그렇지만 엄마는 항상 제 마음속에 사랑하는 분으로 계신분입니다.

남동생 승택아! - 엄마 잘 모시고 두 부부가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여동생 인자야! - 네게 원하는 것은 네가 다시 신앙을 찾길 바라는 것이다.
동석아빠와 더불어 온 가족이 예배드리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 드릴 수
있길 바래. 사랑한다. 내 동생들!
<장성 시어머니>
어머니를 통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큰 복이었습니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목사님이신 용남 도련님! - 마음껏 사역을 펼치시고 많은 열매들이 맺혀서
좋은 전통을 이어가는 한국청소년사역연구소가 되세요. 귀하고 멋진 만남이었어요.

사랑하는 동서(주례) - 좋은 사람 만나는 복을 나는 받은 것 같애 ^^
목사님 잘 섬겨드리고 행복한 가정되길 바래^^

주안아! - 늘 주님 안에 평생을 살길 바란다.
도현아! - 멋진 남자가 될거야!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줄거야 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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