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 마당에 있는 장독대의 모습을 매월 1일에 찍습니다^^"

[백두산 비젼트립 11] 말 대신 버스로

해바라기 이인숙............... 조회 수 1751 추천 수 0 2008.08.23 22:41:58
.........
구불구불, 덜컹덜컹, 마치 곡예를 하듯 차가 달린다. 도로가 움푹 패인 곳이 많아 차가 피해서 가느라 정신이 없다. 중앙선이 없어서 마주오는 차가 있으면 한쪽으로 달리다가 없으면 또 다시 가운데로 달린다.

어느덧 영화도 끝나고 차 안이 조용해졌다. 엉덩이에 쥐가 날 것 같은 아이들이 비명을 지른다. 때가 된 것이다. 화장실 갈 때...아, 그런데 지금 달리는 이곳은 화장실이 없는 곳이다. 어디 적당히 세워서 들를 수 있는 화장실이 없다.
시내를 벗어나 달리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지금까지 옥수수 밭을 보면서 왔다. 한 시간을 달려도 옥수수 밭, 두 시간을 달려도 옥수수 밭, 세 시간을 달려도 사방에 빼곡히 심겨져 있는 옥수수들, 집 앞이고 밖이고 심지어 산 언저리까지 너른 들판 어디에든 옥수수, 옥수수...일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바로 이 옥수수 밭이 아니런가!
그런데 달리던 차가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는 것이, 그 많은 옥수수 밭 제쳐두고 산 밑 도로가에 세웠다. 여자들은 버스 오른편에서 우산을 펼치고...남자들은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옥수수 밭을 내려다보며 차 왼편에서...적당히 볼 일을 보았다 하하...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정신없이 달렸다. 다섯시간이 족히 걸리는 거리라고 했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열심히 달려 네시간 이십분만에 도착했다. 바로 고구려 성내 집안시이다. 어쩐지...정말 어지럽더라.
옛날 고구려를 세웠던 주몽이 말을 타고 달렸다던 그 길을, 우리는 버스를 타고 달린거다. 고구려 첫 도읍지였던 졸본성(오녀산성)은 돌아가는 날 멀리서 잠깐 바라보았다. 오늘은 광개토대왕비와, 장수왕릉을 본다.

텔레비전에서 동명성왕 고주몽의 이야기와 광개토대왕에 관한 드라마를 보았지만, 그들이 살았던 현장에 발을 딛게 되니 기분이 참 묘했다. 광개토대왕릉 및 광개토대왕비는 4-5세기 동아시아 역사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고구려의 상징물이라 한다.

성내에는 시가 형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물론 우리 한국에서 생각하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그런 시는 아니다. 지금까지 고구려 유적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나 유물들은 거의 도굴을 당했다고 한다. 누가 가져 갔을꼬...!

시간상으로는 오후 다섯시가 이미 넘어 버렸기 때문에 광개토대왕비가 세워져 있는 곳의 직원들이 퇴근하여 안으로는 들어 갈수가 없었다. 나무 울타리 가운데에 나 있는 일명 개구멍?으로 들어가 멀리서나마 바라다 보았다. 중국사람들이 자신들 것이라고 우기는 광개토대왕비를 우리는 우리것이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었다. 안에서 남자 두명이 우리쪽을 쳐다보고 손짓을 하며 막 뭐라고 소리를 친다. 나가라고 하는것 같다. 잠시 주춤거리자 어느새 바로 앞까지 쫓아와서는 더 소리를 친다. 아쉽게도 단체사진은 한 장도 찍지 못하고 나와 버렸는데 어쩌랴...

광개토대왕비가 있는데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장수왕릉이 있다. 동방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장수왕릉(장군총)은 그 크기도 거대하거니와 빼어난 조형미로, 당시에 어떻게 지어졌을지를 상상하게 했다. 왕이 되면 먼저 하는 일 중에 자신의 무덤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아마도 아버지를 너무 좋아해서 죽어서까지 아버지가 계신 가까운 곳에 있고 싶었던게 아닐까!

장수왕릉이 저만치 바라다 보이는 마당에서는 근처 과수원에서 가지고 온 듯한 과일 파는 할머니가 계셨다. 여러 바구니를 보여 주며 모두 오천원이라고 싸다고 하면서 과일을 사라고 한다. 일부는 과일을 사고, 나머지는 저쪽 숲속으로 또 볼 일을 보러 갔다. 그것도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하하...

이제 어둑어둑해졌다. 6시 28분! 오늘의 저녁 식사를 위해 우리는 통화시로 향했다. 잠깐이면 간다. 두시간밖에 걸리지 않으니까! ㅎㅎ 벌써 시간에 관해 중국식으로 생각하는건가? 적응 참 빨라...



댓글 '2'

용현아빠

2008.08.25 09:17:43

말을 타고 벌판을 달리는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고구려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두시간! 잠깐 맞아요... 다분히 한국식이에요.. 중국사람들이 한국에서 배워간 거에요...하하하...

이인숙

2008.08.25 21:20:12

수업료 내고 배워 갔을까요? 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샬롬샬롬 바로 연락을 드리려 했는데 이제서 연락을 드립니다. [3] 김선준 2002-07-20 2047
243 해바라기 비비와 피피 file [2] 이인숙 2002-07-19 2340
242 해바라기 새들도 인사하는거야? 이인숙 2002-07-16 2274
241 해바라기 노인선교 포럼을 다녀와서 이인숙 2002-07-16 2045
240 샬롬샬롬 좋은이 친구들 방문! [3] 최용우 2002-07-14 3377
239 샬롬샬롬 아이들의 쪽지 file [4] 최용우 2002-07-09 2672
238 샬롬샬롬 화도교회 여름성경학교 [2] 김은희 2002-07-05 2804
237 해바라기 저 데리러 와주세요 [2] 이인숙 2002-07-04 2358
236 해바라기 힘내야지 좋은아! [6] 이인숙 2002-07-04 2284
235 샬롬샬롬 사모님, 방학생활은요? [2] 표옥자 2002-07-03 2069
234 샬롬샬롬 할머니와 밝은이의 생일 축하합니다. [2] 최용우 2002-07-02 2313
233 샬롬샬롬 삼웅교회 [1] 이금선 2002-06-30 2276
232 최밝은달 왜 이리도 조용한지 [1] 김현덕 2002-06-29 2656
231 샬롬샬롬 작은섬 화도에는 예은이와 하은이 그리고 성은이가 있단다 file [1] 김은희 2002-06-28 2182
230 샬롬샬롬 하늘공원 file 이인숙 2002-06-28 2231
229 샬롬샬롬 잘들어가셨는지요 [1] 박은순 2002-06-27 1981
228 해바라기 학교에 못갔어요 이인숙 2002-06-27 2245
227 샬롬샬롬 치은이 생각 [1] 푸르름 2002-06-26 2498
226 해바라기 [re] 달팽이 제2탄 최용우 2002-06-19 2088
225 해바라기 숨소리가 들린다는 것 이인숙 2002-06-19 2304
224 샬롬샬롬 이정태 목사님 가족이 오셨습니다. [2] 최용우 2002-06-19 2599
223 샬롬샬롬 임복남 사모님 오셨습니다. file [2] 최용우 2002-06-19 2207
222 샬롬샬롬 가족모두 안녕하세요 [2] 박은순 2002-06-18 1983
221 샬롬샬롬 안녕하세요? [1] 노아 맘 2002-06-15 2026
220 샬롬샬롬 달팽아~! 이인숙 2002-06-14 1984
219 샬롬샬롬 어머나 깜짝이야 [1] 임복남 2002-06-12 2295
218 사진모음 우리집 마당 file [1] 최용우 2002-06-10 3634
217 샬롬샬롬 무지개 펴기 file 이인숙 2002-06-08 2192
216 샬롬샬롬 2년만에 슬리퍼를 찾다 file 이인숙 2002-06-08 2568
215 해바라기 갇힌 파리 [1] 이인숙 2002-06-06 2002
214 오신손님 박은순사모님 우리집에 오심 이인숙 2002-06-06 2750
213 해바라기 닮은꼴 이인숙 2002-06-05 2058
212 돌쇠용우 생일 축하합니다.*^^* [1] 박주례 2002-06-02 2842
211 해바라기 '야!' 라고 부르지마 [1] 이인숙 2002-06-01 2121
210 샬롬샬롬 생일선물 file [2] 최용우 2002-06-01 2128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