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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밝은이의 여섯번째 생일이었습니다. 6월달 가족달력을 만들면서 29일에 동그라미를 치며, "이날이 밝은이 생일이야~ 밝은이 생일날 아빠가 영화도 보여주고, 팥빙수도 사 줄게~" 무심코 그렇게 말을 한 것이 실수였습니다.
새 달력을 건 이후 아침에 일어나면 밝은이의 아침인사는
"아빠, 이제 몇밤 더 자면 영화보고 팥빙수 먹으러 가지요?"
심지어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이제 몇 밤 남았어요?"
"앗! 밝은아, 아빠 귀좀 봐라"
"왜요?"
"못이 박혀 있나 보란 말이야"
"못... 없는데요"
하필 생일이 29일에 있어서 한달내내 그 소리를 들으니 이제 "'몇 밤?" 소리만 들어도 "하이고...제발..."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안산 갔다가 밤 2시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대충 세수하고 자는데 밝은이가 깨웠습니다.
"아빠, 그만 주무시고 빨리 일어나세요. 오늘 영화도 보고 팥빙수도 먹는 내 생일이지?"
"그래 알았다. 빨리 주일학교 예배드리고 오면 바로 가자"
그래서 다른때 같았으면 피곤하니 다음에 가자고 했을텐데, 오늘은 꼼짝없이 하품을 계속 해대며 아이들 데리고 시내 나갔다 왔습니다. 2003.6.29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