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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로 덮인 아침이다.
신비로움 넘치는 동화속 주인공처럼
주변은 모두 하얗고
가까이 뵈는 나무에는 이슬방울이 대롱거린다.
"얘들아! 어서 일어나자~!"
좀 빠르고 경쾌한 복음송을 틀어 볼륨을 올린다.
어제 그제 늦잠을 잔 아이들이 아침밥도 굶고 학교를 가더니
오늘은 더 이상의 뭉기적거림도 없이 벌떡 일어난다.
소세지에 계란 입혀 부쳐주고
살짝 익은 알타리를 썰어 상에 올려 주었다.
소세지만 먹는 아이들!
먹다 남긴 반찬에 밥 한술 퍼서 나머진 내가 먹었다.
큰 소리로 인사하고 나가는 아이들에게
잘 다녀오라 손 흔들어 주고
이제 치울 차례...
오늘은 집단상담 마지막이 있는 날이다.
여유 부릴 시간은 많지 않은것 같네...
어서 정리하고 나도 나서야겠다.
2003. 12. 03.
지금도 아침에 아이들 깨우고
옛날 틀어줬던 음악 대신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설교를 아주 크게 틀어 놓는다.
가끔씩 설교 내용을 이야기 하는걸 보면 듣긴 듣는가보다.
어쩌다 한번씩 소세지에 계란 입혀 부쳐주고
알타리는 통째로 올려 놓고, 밥 남기면 혼나니까 다 먹어버리니
남긴밥과 반찬 내가 먹을일은 별로 없다.
큰소리 인사대신, 친구와 핸드폰 통화하며 나가는 아이들
이제 조금씩 부모에게서 떠나는 연습을 하는것 같아
아이들 뒤꽁무니 바라보며 괜히 울적해진다.
2010. 0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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