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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가정이 이사를 해서 어젠 남편과 함께 찾아갔다.
이분들은 남편이 결혼전부터 알고 지내오면서 아이 둘씩 낳아 자라고 있는 지금까지 10년이 넘게서로 우정을 간직해온 분들이다.
서로의 성격을 알고 가정형편 알고 힘들었던 일들, 즐거웠던 일들 옆에서 보아온 터라
서로 숨길것도 없고 포장할 것도 없는 마음 편한 이들이다.
이사한 집을 찾아갈때는 손쉽게 화장지나 세제를 기본으로 한 몇몇가지 선물의 테두리
안에서 마련하는게 대부분이다. 내 머릿속에 1순위로 떠오른것도 화장지다.
뭐 다른 선물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 전날 오후에 들로 나갔다.
요즘 한창 봄나물이 자라나올 시기라서 그런걸 한번 가져가볼 셈이었다.
마침, 달래가 여기 저기 자라고 있었다.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도 모자를 쓰고 여기저기 흩어져서 쑥을 뜯고 계셨다. 쑥을 뜯는것 보다 달래를 캐는건 조금 더 힘이 든다.
땅을 파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서 돈 천원 주면 한웅큼 살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직접 찾고 캔 수고가 담긴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은게 내 마음이다.
많이 캐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걸 내민다는 것도 조금 부끄럽고 쑥스럽지만 그것에 담긴 마음만은 결코 부끄럽지 않다.
"야~! 이거 양념장 해서 밥 비벼 먹으면 기가 막힌데."
기쁘게 받아 주셔서 내 마음도 뿌듯했다.
언젠가 어떤분이 그런 말씀을 하신것이 떠오른다.
그분도 아는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빈손으로 찾아갈수는 없고 뭔가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고심하다가 목장갑 한묶음을 가방에 챙겼다.
그 목장갑은 그분의 아버지께서 평생동안 생업으로 짜오신 장갑이라고 한다.
그걸 받는 분도 아마 상대의 마음을 읽을줄 아는 분이셨는가 보다. 그 목장갑을 받아 들고는
"아니, 이렇게 귀한것을, 이런 귀한 것을 가져 오셨네..."
선물을 하는데 꼭 뭔가 특별한 것만을 찾아야 하는건 아닐 것이다. 값을 많이 들인 것이라도
또는 그렇지 않은 것이라도 상대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선물속에 담겨 있다면 이미 그건값진 것이 될 것이다.
오! 저도 오늘은 아침에 쑥 된장국을 먹고 출근 했습니다,선물이란 마음의 정성이 중요한데 요즘은 좀 그렇지 못한것 같아서... 저도 가끔 선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집들이때 가져 갈수 있는 좋은 선물은 무엇 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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