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 그냥생각

일상 한 울타리의 나무

운영자 2004.04.19 05:50 조회 수 : 987

한 그루의 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습니다.

 이 두 나무는 어떤 분에 의해 한 장소로 옮겨졌고

이제 한 터전에 심겨져 자라고 있습니다.

 

어색하고 부자연스런 시간동안 이 땅이 어디인지

나와 함께 한 터를 사용하고 있는 또 한그루의 나무는

나와 다른 것이 많아 참 불편했습니다.

나만의 땅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았는데

옆의 나무가 자꾸만 가지를 뻗어오니 거슬림도 많았습니다.

 

아이 둘을 낳아 살아오면서

남편은 어느날 이런 글을 씁니다.

<사랑은 오래참고...사랑은 황홀하고나도 아니고

달콤하고나도 아닌 오래참고...>

사랑하며 산다는 것,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된

경험에서의 고백이겠지요!

 

한 터에서 살게 된 나무를 가까이서 바라보니

봄바람에 새 잎이 돋고 한여름엔 무성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되면 예쁜 빛깔도 낼줄 알고 겨울이면 흰 꽃도 피워주었습니다.

한 터에서 살게 된 나무를 가까이서 바라보니

아침의 색이 다르고 저녁의 크기가 다르더이다.

어떤 줄기엔 언제 긁혔는지 모를 상채기도 있고

벌레가 파먹은 흔적도 있구요.

태양이 오랫동안 내려쬐는 날이면 그 무성한 잎도 힘을 잃고

폭풍우가 지나가면 가지가 찢어질 때도 있더이다.

 

7월의 왕성한 신록같음은 없어도 언제나 내 옆에 묵묵히 서있는

변치않는 소나무 같음을 보았습니다.

전, 아직 깊은 교제를 모릅니다.

그 맛도 이제 조금 맛보기 시작했을 따름입니다.

눈물나는 고통을 함께 할 때 그에 대한 신뢰의 한계단을 오르고

힘이 들어 버거울때 원망을 내뱉기전

이제 내 마음에 상대를 위한 배려의 자리 조금 더 넓히는 것을 선택합니다.

 

어딘가에 있을 그 어떤 행복만을 잡으려고 손을 뻗다보면

초조함만 더해지고 결국 잡을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상황이 어떠하다해도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최고의 기쁨, 최상의 행복을 찿아내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것,

그것이 날마다 행복을 사는거라 봅니다.

 

그 나무가 이젠 많이 익숙해졌나 봅니다.

익숙하다는게 좋은면도 있지만 소홀함을 잘 느끼지 못하게도 하네요.

그렇지만,

뿌리를 한 터에 내리고 살고 있는 또 다른 내모습의 나무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한 터에 심어주신 분이 선물로 주신 어린 묘목 두그루도 사랑합니다.

 

 

아무 2004/04/19 16:31
전 철저한 오른손잡이입니다.
좋아하는 축구를 할 때도 전 철저한 오른발잡이입니다.
사실 왼손과 왼발의 중요성을 몰랐죠.
그러나 얼마전 왼손을 다치고서
너무나 많은 왼손의 소중함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잃고서 깨닫기보다 함께함 가운데 이루어진 하나됨이
...평소에는 위로일 뿐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새로운 것이 나에게 익숙함을 갖기까지...나는 물론...상대에게도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필요했을까요?
한 울타리 한터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함께 자라고 함께 열매맺는 삶이 풍성하시길....
해바라기 2004/04/20 08:19
내 사소한 습관 하나 바꾸는 것이 삶을 많이도 변화시킨다는 것을 요즘 경험합니다. ....다치신 손은 좀 많이 나으셨는지요! 
사랑방 2004/04/20 10:53
고맙습니다...아직 2~3주는 더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여긴 도시냄새로 가득한데 그곳의 봄내음이 부럽군요.
초록괭이 2004/04/20 11:29
아름다운 성숙함이 부럽습니다. 이뻐요~
피아노 2004/04/25 07:22
긍정하며 함께 누리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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